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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연극 ‘블랙 워치’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의 연극 ‘블랙 워치’는 근래 보기 드문 역작이다. 실제 이라크전 참전 군인을 인터뷰해 쓴 사실적인 대본, 남자 배우 10명의 활기찬 연기, 아름다운 음악과 안무 등이 돋보였다. [사진 국립극장]
마치 3D영화 같다. 박진감 넘치고 생생하다. 연극이 이래도 되는가 싶다. 아니, 이렇게까지 표현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터지고 쏟아지고 날아가고 … 거기, 펄펄 끓는 전장이 있었다

 올 국립극장페스티벌 폐막작인 ‘블랙 워치’(26∼2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를 보며 들었던 생각이다. 연극은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이 2006년 초연한 작품이다. “강렬하고 꾸밈없다”(더 타임스), “성숙하고 복합적인, 정치적 연극”(더 가디언) 등 호평이 이어졌으며, 2009년엔 영국 최고 권위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4개 부문을 수상했다.



 게다가 이 작품의 연출가 존 티파니가 최근 만든 뮤지컬 ‘원스’로 올해 토니상 8개 부분을 휩쓴 것도 화제성을 더욱 증폭시켰다.



 한마디로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우선 스토리가 단단했다. 연극은 2004년 이라크전에 파병된 스코틀랜드 특수부대인 ‘블랙 워치’를 조명한다. 전쟁이 소재인만큼 뻔하게 나올 법한 반전 메시지, 황폐화되는 인간성, 미 패권주의 비판 등이 주제일 것이라 짐작됐다.



 아니었다. 연극은 어설픈 주의·주장을 떠들기 보다 현실을 찬찬히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 왜 그 많은 젊은이들이 군대를 가게 되는지, 어떤 요인으로 목숨을 건 참전을 택하는지, 막상 이라크에서의 군생활은 어떤지 등등.



 미래가 불투명한 젊은이들이 마지막 탈출구로 직업 군인을 택한다거나, 정부가 그런 청춘의 방황을 교묘히 활용해 파병을 부추긴다는 얘기는 설득력이 강했다. 참전 군인을 폭넓게 인터뷰한 작가의 꼼꼼함 덕일 게다. 때론 건조한 팩트가 더 위험한 선동이지 않던가.



 스타일은 더 섹시했다. 굉음의 비행기가 날아가고, “우뚜뚜뚜-” 기관총이 난사되는 위로 귀를 찢어낼 듯한 폭파가 자주 이어졌다. 마치 입체 영화관에 온 듯, 생생한 묘사에 몸이 움찔했다. 음향과 조명의 승리였다.



 여기에 현재와 과거를 자유롭게 오가는 무대는 영화의 몽타주(montage·따로따로 촬영한 화면을 적절하게 떼어 붙여서 하나의 새로운 장면을 만드는 일)기법을 능가했다.



 새삼 “아날로그 무대는 영상 매체에 비해 표현에 한계가 있다”라는 말은 선입견이었다. 정교한 연출과 상상력이 가미되면 사각의 무대가 얼마나 넓어지며 폭발력을 갖게 되는지, ‘블랙 워치’는 그런 연극의 ABC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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