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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중소기업 찾게 … 공단을 지식중심 클러스터로

한 대학의 취업 게시판에 붙은 구직 정보를 여대생이 유심히 보고 있다. 대기업엔 구직자가 몰리지만 중소기업은 인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정부가 중기의 근무 조건 개선을 도와주고 중기도 처우나 복지에 신경을 쓰는 등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앙포토]

부산 기장군 정관 농공단지에 위치한 D골판지 제조업체.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젊은 구직자는 아예 응시 서류도 받지 않는다. 전체 근로자 75명의 평균 연령이 53세일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나 경력직만 뽑기로 채용방침 을 바꾼 것이다. 이 회사 노영수 관리과장은 “해마다 젊은 직원 10여 명씩을 뽑았지만 ‘공단에서 일하기 싫다’며 모두 퇴사했다”며 “기존 직원들 사기만 자꾸 꺾여 아예 젊은 사람은 뽑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실업자는 넘치지만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면서 30년 전 28.3세였던 제조업의 평균 연령이 지난해에는 39.6세로 높아졌다. 청년이 가지 않는 중소기업은 조직 활력이 떨어지고 기술이나 노하우 계승이 단절될 위험에 처한다. 또 제품의 불량률이 올라가고 생산성이 떨어지는가 하면 안전사고 같은 산업재해 증가 위험에 노출된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에 청년들이 가게 하기 위해서는 전국 산업단지(약칭 공단)를 지식중심 클러스터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산업단지에 연구개발이나 녹지·문화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고급 인력이 외면하고 결국 중소기업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한국산업기술대학 박철우 교수는 “전국 산업단지를 대학과 기업을 연계한 지식중심 클러스터로 재편해야 중소기업에서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청년들도 적극적인 취업 의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는 1962년 울산공업단지를 시작으로 전국에 973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현재 7만3900여 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고 180만 명이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 국가가 관리하는 여수화학단지나 대불산업단지처럼 대기업이 입주해 있는 곳은 47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시·군·구가 자체 지정한 농공단지(437개)와 일반공업단지(484개) 등으로 근로자 5~20인의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고 도로나 시설이 노후화돼 청년 구직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정부는 노후화된 산업단지를 개선하기 위해 반월·시화, 구미, 군산, 대불, 오송 5곳에 대학을 유치하는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재학생은 졸업 후 인근의 유망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고, 중소기업은 대학과 연계해 부족한 연구개발 능력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단 내에 대학 캠퍼스가 조성된 곳은 반월·시화 공단의 한국산업기술대학이 유일하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학이 산업단지 내 캠퍼스 이전을 꺼린다”며 “일부 대학은 졸업생 취업을 생각해 이전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교수나 교직원 반발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정인호 인력정책실장은 “모든 대학이 대기업 취업생만 길러 내려는 게 문제”라며 “과감히 산업단지 안으로 들어가 중소기업이 필요한 고급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의 모든 대학이 학문만 탐구하는 연구중심 대학으로 돼 있는 현재의 대학구조를 연구와 실무 중심 대학으로 양분하자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 방하남 박사는 “정부가 노후화된 산업단지 개선을 서둘러 지식산업을 대거 유치해야 청년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가 몰려 있는 국가 산업단지의 열악한 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은 “보육 시설이나 공원 같은 복지 시설이 중기가 몰려 있는 지방 산업단지일수록 취약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일부 국가 산업단지를 시작으로 이를 고쳐주는 시범 사업을 지식경제부가 시작하긴 했지만 아직 규모가 미미하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를 늘려 산업단지 근로여건 개선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최지영·장정훈·김호정·채승기·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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