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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독면 쓴 채 나체로 죽은 30대 남자의 비밀

지난달 21일 경찰과 소방 구조대가 서울의 한 아파트에 출동했다. 홀로 살며 직장생활을 하던 30대 남자 A씨가 연락도 없이 며칠간 출근을 하지 않자 걱정이 된 직장 동료들이 112 신고를 한 것이다. 문을 따고 집으로 들어간 사람들 눈앞엔 기괴한 장면이 펼쳐졌다. A씨가 머리에 방독면을 쓰고 옷을 전부 벗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숨은 끊어진 상태였다. 바로 옆엔 프레온 가스통이 놓여 있었다. 이와 함께 음란 영상물이 옆에 있었고 성적 행위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었다.

경찰은 유족이 부검을 원하지 않는 데다 타살 정황이 없어 사건을 일단 마무리했다. 주변 사람들은 지병으로 A씨가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번 사건이 잊혀지는 듯했다.

그런데 ‘나체’ 사망사건들을 추적하던 한 경찰 전문가가 A씨의 죽음을 두고 새로운 판단을 했다. 이 사건을 자살과는 명백히 구분되어야 할 ‘의도되지 않은’ 죽음인 사고사로 본 것이다. 유서가 없고 성적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정성국 검시관은 최근 7년간 발생했던 2만5000여 건의 변사사건을 분석해 A씨와 비슷한 사유로 의심되는 9건의 사망 사례를 찾아냈다. 그의 판정은 ‘자기색정사’였다.

자기색정사란 기구나 장치를 이용해 홀로 성적 쾌감을 즐기다 죽음에 이르는 사고사다. 남성들에게 대부분 일어나는데 해외에선 가끔씩 여성의 자기색정사가 보고되기도 한다.

성관계 도중 사망하는 복상사나 자위행위를 하다 죽는 급사는 심장마비나 뇌출혈에 해당돼 자기색정사와는 전혀 다르다. 한국에는 다소 생소하지만 미국 등 해외에서는 동영상이 제작돼 자기색정사의 위험을 알릴 정도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정 검시관은 자신이 발견한 사례를 정리해 자기색정사에 대한 한국 사례 연구 논문을 최초로 영국의 국제 법의학 저널(Medicine, Science and the Law)에 게재했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과 해외서적에 나온 자기색정사를 모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도 자기색정사에 경각심을 가질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가 분석한 사례들은 목을 매거나 조르고, 호흡을 가쁘게 해 질식하거나 유해가스로 중독돼 죽음에 이르는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특히 ‘죽음을 부른 쾌락’에는 스카프나 쇠사슬·비닐 등 이상한 도구들이 사용됐고, 대부분의 경우 여성 속옷을 입는 등 성도착 증세를 보였다.

중곡동 여성을 강간·살해한 서진환과 통영 여아를 살해한 김점덕이 이상 성행동을 보인 것처럼, 자기색정사 위험이 있는 성도착자가 성적 쾌락 추구의 대상으로 타인을 겨눌 때는 끔찍한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8일 오후 9시50분 JTBC에서 방영될 ‘탐사코드J’는 자신과 타인의 죽음을 부르는 자기색정사의 실체를 추적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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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