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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의 든든한 ‘빽’ 미하일로바 총장… 지원 담당 강덕수 교수

사하의 한국학을 지키고 있는 미하일로바(사진 맨 오른쪽) 북동대학 총장과 강덕수 교수(맨 왼쪽).
눈발 날리는 26일 오후 5시. 야쿠츠크 북동대학 본관 앞에서는 축복을 기원하는 전통의식이 있었다. 이 대학교 한국학과에 한양 E&G(회장 김형육)가 SUV차량을 기증하는 것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예브게니아 미하일로바 총장은 함께 서 있던 외국어대 강덕수 교수에게 축사를 청했다.

미하일로바와 강덕수. 두 사람은 20년간 사하 공화국에서 한국학을 지켜온 기둥이다. 미하일로바 총장의 한국 인연은 ‘개혁’에서 비롯됐다. 1988년부터 시교육감으로 있던 그녀는 소련 붕괴 뒤 93년 사하 자치공화국에서 민선 교육감이 됐다. 그리고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영재학교를 도입했다. 대상은 독일ㆍ프랑스ㆍ벨기에ㆍ터키ㆍ한국 학교였다. 교육감은 “모든 민족이 자기 말을 배우는데 고려인에겐 기회조차 없다”는 호소를 받아들였다.

그런 와중에 ‘뻥 치는 한국인’이 등장했다. 한국 모 대학 교수가 “개혁을 지원하겠다”며 선물을 잔뜩 받아간 뒤 사라져버렸다. 이를 모른 사하의 고려인 4명이 94년 6월 서울로 왔다. 그러곤 낭패를 겪다 수소문 끝에 외대 노어과 학과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퇴근하려던 당시 학과장이 그 전화를 우연히 받았다. 그가 강덕수였다. 그렇게 사하와의 인연은 시작됐다.

학교로 오라고 해서 사정을 들은 강 교수는 “사하-한국학교에 한국어 선생을 보내달라”는 눈물 어린 요청을 받았다. 고민하던 강 교수는 우연히 마주친 통역대학원 김행근 학생에게 “야쿠츠크에 한국학교를 세우는데 1년간 봉사하라”며 ‘강제 출국’을 시켰다. 사하 학교는 26살 청년을 다짜고짜 교장으로 세웠다.

강 교수와 김행근의 고행이 시작됐다. ‘박봉’에 시달리는 김행근이 1주에 한 번씩 국제전화를 하면 강 교수는 수렴청정했다. 김행근 교장은 엄했다. 아파서 결근하려는 선생에겐 “죽어도 학교에 와서 죽으라”고 했다. 그렇게 2년간 초기 기강을 세웠다. 그때 만난 야쿠티아인 타마라와 결혼도 했다. 강 교수는 대신 학생의 서울 연수, 교재 구하기, 자재 지원 같은 ‘돈 문제’ 해결을 도맡았다. 거의 ‘구걸 행각’이었다. 강 교수가 거의 강제로 보낸 학생들은 월 200~300달러 정도만 받으면서도 열심히 가르쳤다.

강 교수는 지금 사하ㆍ한국 친선협회 회장이다. 다행히 친한파인 미하일로바의 힘이 갈수록 커져 갔다. 99년 교육부 장관이 됐고 2000년에는 러시아 공훈 교육자 20인이 돼 푸틴 대통령의 표창도 받았다. 2003년엔 교육ㆍ사회ㆍ문화 담당 부총리, 2007년에는 부통령이 됐다. 그는 한국과 관련된 이런저런 일을 끊임없이 도와줬다. 특히 사하-한국학교의 ‘한국적 정체성’을 지키는 데 영향력을 아낌없이 행사했다. 그래서 “총장 조상이 한국인’이란 수군거림까지 나왔다. 2009년에는 러시아에 한국어와 한국문화 보급에 앞장선 공로로 문화수교 훈장을 받았다. 지금 사하ㆍ한국 친선협회 회장이기도 한 강 교수는 “90년대 초만 해도 사하-한국학교를 통해 총장을 도울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2010년 북동대 총장이 된 그는 교육 모델로 여기는 한국으로 교수들을 자주 연수 보냈다. 러시아의 8개 연방 대학 중 현지인이 총장인 유일한 케이스다. 2012년 대선 땐 푸틴의 요청으로 선거캠프에도 합류했다. 그래서 그는 ‘러시아의 전설적 여인’으로 불린다.

미하일로바 총장과 강 교수는 “사하의 한국학은 개인적 노력들로 커졌지만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면 한국의 공식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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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