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4년새 규제법률 165% 늘어… 인·허가 부서 재량 줄여 투명성 높여야

권력에 가까울수록 부패의 유혹이 많다. 토론자들은 비리 연루자의 강력한 처벌과 함께 제도 정비, 범국민 반부패 캠페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조은경 EK윤리지식연구소장, 이재열 서울대 교수, 정용덕 회장, 오정근 고려대 교수,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 신동재 중앙SUNDAY 사회에디터. 조용철 기자
정용덕 한국사회과학협의회 회장=우리 사회의 부패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 같다. 실상은 어떻고,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근절대책은 없는지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진단해 보고 해결책을 도출해 달라.

이재열 서울대 교수=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보면 비리에 관한 한 정권마다 예외 없이 실패로 끝났다. 대통령 측근 비리 때문이다. 노태우 정부의 수서 비리, 김영삼(YS) 정부의 김현철씨 비리, 김대중(DJ) 정부의 4대 게이트와 아들 비리, 노무현 정부의 최도술 사건 등등. 이명박(MB) 정부도 마찬가지다. 저축은행 관련 측근 비리에다 형님까지 구속됐다. 부패 문제는 권력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민주화 이후 부패 문제는 더 악화된 느낌이 든다. 민주화 투쟁을 했던 분들이 정권을 잡으면서 권력을 사적인 것으로 생각하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권력 자체가 공적인 문제로 자리 잡지 못해 생긴 문제들이다. 공직자들의 비리는 범죄행위와 다름없다.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권력이 있는 곳에 부패가 있다는 말은 진리다. 한국 사회에서 부패는 정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의료·언론·경제·사회 등 어디든 다 있다. 생각보다 정치 부패는 상당히 개선됐다고 본다. 민주화 이후, 특히 2004년 오세훈법(1인당 후원금의 한도를 정한 정치자금 규제법)이 시행되고는 과거처럼 선거 때 막걸리·고무신 등을 주는 사례들이 거의 없어졌다. 서구와 비교해도 빠른 시기에 많이 깨끗해졌다. 민주주의 역사가 25년밖에 안 돼 여러 문제가 남아 있지만 개선된 부분도 많다고 본다. 아직 제도적으로 미비하거나, 권력이 대통령이나 국회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정치 부패가 사라지지 않는 점은 시정할 대목이다.

조은경 EK윤리지식연구소장=한국의 부패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2011년 국제투명성기구(TI)의 국가별 청렴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국 148개국 가운데 43위, 10점 만점에 5.4점을 받았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부패가 심각하다. 자치단체장 기소건수가 1기(1995~98)에는 23명, 2기(99~2002)엔 59명, 3기(2003~2006)엔 78명, 4기(2007~2010)에는 110명으로 늘었다. 4기 민선 자치단체장 230명 중 비리로 기소된 인사가 94명으로 전체의 41%다. 거의 절반의 단체장이 비리로 기소됐다. 엄청난 부패가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 하나. 공무원들의 비리 불감증이 우려할 수준이다. 국민권익위원회 설문에 “행정 부문에 부패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일반 국민의 54%가 “부패하다”고 답했다. 그런데 같은 질문에 공무원들은 2.4%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엄청난 갭이다. 행정 부패가 있느냐 없느냐 문제 못지않게 국민과 공무원 인식의 갭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국민의 민주의식과 청렴의식이 상당히 높은데 일반 정치인과 공무원이 못 따라가는 증거라고 본다.

신동재 사회에디터=공무원 비리, 특히 지방자치단체장 비리는 정말 끝이 없는 것 같다. 한 기초단체에서는 전·현직 민선 군수 4명이 모두 비리로 사법 처리됐는
가 하면, 관내 업자로부터 거액을 뇌물로 받은 한 군수는 수사망이 좁혀 오자 위조여권으로 출국하려다 붙잡히기도 했다. 지방의 한 시장은 수염을 붙이고 변장을 한 채 도피생활을 하다 체포돼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비리에다 부도덕의 극치다.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공직의 수장으로 선출된 결과다. 피해는 투표를 잘못한 지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게 권력을 사유화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데 경제 부문의 비리 규모는 자치단체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고 액수도 만만치 않다는 얘기가 들린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법무부 발간 ‘2012 법무연감’에 따르면 비리 단속에서 금융 비리 관련자가 574명으로 1위다. 이것이 다 경제 비리다. 경제 비리의 가장 큰 원인은 감독과 규제, 인허가에서 비롯된다. 인허가를 받기 위해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다. 서울 양재동 복합단지 인허가를 받기 위해 최시중 방통위원장에게 돈을 갖다 준 게 좋은 사례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돈을 받고 구속된 것도 마찬가지다. 양재동 쇼핑몰에 대한 이익이 엄청난데, 정부가 인허가권을 쥐고 있다. 여기서 온갖 비리가 생기는 거다. 지방의 토건·건설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인허가권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단체장은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각종 허가를 남발하고 뒷돈을 챙기게 되는 것이다.

이재열=하청·재하청에 따른 부실공사도 문제인 것 같다. 하도급과 부패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나 동남아의 굵직한 건축물을 성공적으로 지은 굴지의 건설회사가 국내에서는 대형사고를 낸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참사 등이 좋은 예다. 이는 기술적 문제라기보다 부패, 규제와 코디네이션에서의 문제에서 발생한다. 인허가를 받을 때 관청에 돈을 갖다 바치고, 절반의 돈으로 시공하려는 회사들이 부실공사를 하면서 생기는 문제다. 삼풍 붕괴 사고를 보면, 층수를 더 올리면 안 되게 돼 있는데 이런 규제를 무력화하고 층수를 추가로 올리는 바람에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93년 구포역 열차 추락사고도 하청·재하청에서 비롯됐다. 마지막에 공사를 맡았던 회사는 최초 수주의 30%를 가지고 공사를 했다. 하도급 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오가고 부실공사로 나타나는 것이다.

오정근=저축은행 비리 수사에서 드러났듯이 금융 쪽 문제도 심각하다. 금융기관 감독은 금융감독원에서 한다. 그런데 금감원 출신 간부들이 은행이나 저축은행 고위 간부로 내려간다. 아마 금융기관장의 80% 이상이 감독 당국에 있던 사람들일 거다. 결국 금감원에서 피감기관에 나간 과거 선배들을 감독해야 하는데 이게 제대로 될 리가 있겠는가. 과거 모시던 상사들이고 자기들이 물러나면 내려갈 자리인데….

또 공무원들은 규제를 놓기 싫어한다. 규제를 쥐고 있어야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임기 초에 MB가 “말뚝을 빼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 4년간 규제에 관한 법률이 오히려 증가했다. 2008년에 비해 올해까지 약 165%가 늘어났다고 한다. 규제가 있는 곳엔 항상 부패가 있기 마련이다. 차기 대통령이 부패를 없애려는 의지가 있다면 취임 초 2~3개월 내에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못한다.

조은경=인허가, 규제 말씀을 하셨는데 결국 권력이 분화되지 않고 한쪽으로 몰려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는 공무원이 가진 권한이 너무 많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경우 특별교부금에 지방 교육청이 꼼짝 못한다. 이러다 보니 교과부 사무관이 지방 교육청의 돈으로, 지방 학교의 할당 인원수(TO)에 포함돼 해외연수를 가는 일이 벌어진다. 기업 검찰이라는 공정위, 노동 관련 조사권을 갖고 있는 고용노동부도 그렇다. 권한은 많은데 그에 대한 견제나 감시는 없거나 허술한 게 문제다.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는 비리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공직 비리에 관해 많은 반부패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법 제정은 물론 부패방지위원회, 권익위원회 공무원 행동강령 등이 있지만 적발건수는 반대로 늘고 있다. 처벌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리 공직자에 대한 기소비율이 10%가 채 안 된다. 이마저 10명 기소하면 1~2명 처벌받는 게 고작이다.

임성학=교과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총장 직선제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다. 지금 교과부에서 드라이브를 거는 것 중 하나가 총장 직선제 폐지다. 주목해야 할 점은 민주주의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갈등이 생겨나는데 민주화를 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의 정화작용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총장 직선제는 교직원이나 교수, 학생에 대한 이익을 보호해 주려는 데서는 나름대로 장점이 있는 제도다. 오정근 교수가 규제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규제를 풀면 신자유주의, 시장주의로 가게 된다. 미국의 경우 규제를 풀면서 탐욕에 의해 시장이 이용되다 보니까 경제 위기가 촉발된 측면이 강하다. 규제가 무조건 나쁘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오정근=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공무원 비리는 규제를 통해 자기 개인의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금융기관, 건설 및 하도급 비리 외에 군소 공공기관 등 사각지대의 비리도 드러나지 않았을 뿐 만만치 않을 것이다.

정용덕=부패의 뿌리가 생각보다 깊고 넓은 것 같다. 각종 근절책도 시행되고 있는데 개선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

오정근=부패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은 게 문제다. 얼마 전 ‘김영란법’이 나왔다. 100만원어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과 상관없이 처벌한다는 내용인데, 나는 5만원을 받아도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무원들의 접대비 상한선을 정하는 문제가 나왔었는데, 20만원까지 내려갔다가 30만원인가 50만원으로 다시 올렸다. 이유가 뭐냐면, 골프를 한 번 치려면 20만원 가지고는 부족해서라고 한다. 미국 공무원들은 10만원짜리를 받아도 다 영수증을 내야 하기 때문에 골치 아파 안 받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강의를 할 때 10년이든 30년이든 공짜로 골프를 쳤다고 하면 깜짝 놀라고 신문에 대서특필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안 하는 사람이 도리어 이상한데.

이재열=역사적으로 볼 때 유교적 질서 속에서 형성된 인간관계 탓이 아닌가 한다. 조선시대에는 선물(膳物) 경제가 대단히 성행했다. 당시 문건을 보면 관리들은 어마어마한 규모로, 끊임없이 생선·약재 등 특산물을 선물로 받았다. 관리들이 한양으로 발령 나면 한 달에 콩 몇 말, 보리 몇 말, 쌀 몇 말의 박봉을 받는데 이는 풍족하게 살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해서 끊임없이 선물을 받아야 했다. 일종의 뇌물이다. 조선 초기 기강이 섰을 때와 삼정이 문란했을 때의 차이를 보면 기강이 잡혔을 때는 결국 도덕으로 돌아갔다.

부패는 전형적인 화이트칼라 범죄다.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과 결정에 의해 하는 것인데, 발각 확률과 처벌 강도를 높이면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사면으로 풀어 주니까 법이 주는 효능감이나 공정성이 원천적으로 흔들리는 구조도 문제다.

조은경=홍콩과 싱가포르가 좋은 본보기가 될 듯하다. 홍콩은 70년대 초까지 부패가 굉장히 심했던 곳이다. 그러나 74년 염정공서법·뇌물방지법 등을 제정한 이후 최고 수준의 투명성을 달성했다. 염정공서는 독자적인 수사권을 가진 부패수사 전담 독립기구로 권한과 예산에서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다. 부패 혐의자를 영장 없이 체포하고 48시간 구금해 수사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 부당이득이 적발되면 관련된 사람이 살아 있든 죽었든 끝까지 수사해 환수한다.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최측근인 비서실장의 자살사건이 그 예다. 비리 혐의로 추적받자 그는 결백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지만 리 전 총리는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수사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결국 뇌물받은 사실이 드러나 모두 환수 조치됐다. 교육도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내부고발자를 배신자라고 욕하지만 외국에서는 영웅시한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교육이 아닐까 한다.

임성학=어떻게 보면 내가 굉장히 낙관적인 것 같다. 나는 국민 의식이나 윤리적인 면이 많이 좋아져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정치 부문에서는 제도적으로 볼 때 다른 국가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잘 갖춰져 있다고 본다. 신생 국가들은 한국을 롤모델로 삼고 있을 정도다. 다만 아직도 정치권에서 일부 부정부패가 남아 있는 것은 정치자금법의 현실화를 통해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정치자금은 수요에 비해 낮게 책정된 측면이 있다. 선거에는 많은 돈이 필요한데, 지금 제도로는 불법을 저지를 유혹에 빠질 수 있다. 투명화를 통해 부패를 줄여 가는 것도 좋지만 정치자금의 현실화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신동재=이젠 근절대책을 논의해 보자.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 ‘서정쇄신(庶政刷新)’을 비롯해 정권마다 부패 추방을 강조했지만 크게 개선된 것 같지는 않다. 이번 토론회가 부패에 대한 고발도 의미가 있지만 어떻게 하면 투명한 사회, 부패·비리가 없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느냐는 중지를 모으는 데 기본 취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오정근=캠페인이 필요하다. 점심 얻어먹는 것도 다 뇌물이다. 도움 되는 상사나 공무원과 먹으려 하는 것이 점심이다. 우리 국민은 놀랄 정도로 부패를 사소하게 여긴다.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이 잘 모르고 미국의 지도교수한테 밥을 사 줬다 치자. 아마 그 학생은 박사학위를 못 받을 것이다. 한국에서 온 학생이 미국 교수에게 밥을 산다는 게 미국에서는 이해가 안 가는 것이다.

이재열=힘이 셀수록, 권력에 가까울수록 부패의 유혹이 많다. 본인이 청렴성을 유지하려 해도 사실은 힘들 때가 있다. DJ나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부패 척결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부패 근절은 의지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고 제도가 필요하다. 공급과 수요로 생각하면 수요 부분을 줄이고 공급도 줄여야 한다. 부패, 인허가, 조세, 자원을 규제하고 나눠 주는 부분의 자율성을 줄여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처벌과 징벌체계의 일관성, 적발 가능성과 처벌 강도를 높여야 한다. 확실하게 해야 한다. 집행에서의 투명성도 당연히 필요하다.

조은경=2000년 이후 개인·문화·환경·교육 등에서 비리 방지조치들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많은 대안이 제대로 운용되지 않는 게 문제다. 또 그것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정부가 정책을 쏟아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투명하고 청렴하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나와 있는 대안을 차근차근 시행하고 평가하는 작업들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사회적인 자본으로서 신뢰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올라가지 않는다. 윤리와 관련된 교육, 관심, 언론과 국민이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임성학=저는 올바른 제도와 문화를 통해 근절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많은 제도, 다양한 제도를 외국에서 들여왔는데, 현실적으로 한국 풍토에 맞지 않는 것이 꽤 있다. 한국적으로 맞게 현실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패가 아닐 수 있는 부분을 부패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부패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정치인이나 정당이 억울하게 느끼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을 막지 않으면 국정 운영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싱가포르처럼 충분한 예우와 보상, 수급 문제가 같이 다뤄져야 할 것이다. 이것들을 좀 더 현실화하면서 제도와 문화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용덕=지금 우리나라엔 국민권익위원회라는 반부패기구가 있다. 검찰과 감사원이 제대로 기능을 했으면 생길 필요가 없었던 기구다. 수사·사정기관이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으면서 생긴 것이다. 그런데 권익위라는 기구만으로 부패 방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 정부 시절 설치를 추진하다 그만뒀지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처럼 제3의 별도 기구를 만드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옥상옥(屋上屋)이라는 반대 의견이 많다면 임시조직처럼 운영해도 된다. 체감적으로 비리가 없어질 때까지 비상조치처럼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오정근=규제 당국의 자의적 판단을 가급적 줄이는 것이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대한민국은 저녁문화가 발달한 나라인데, 전부 뇌물과 접대문화다. 생활비용이 엄청 올라가 있지만 자기 돈으로 사 먹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접대비로 나가고 단가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집에 일찍 가는 캠페인은 어떨까. 기업이 사 준 밥을 먹는 것, 이런 것을 비즈니스로 보고 있다. 이런 것들을 부패로 인식하지 못하는 게 큰 문제다.

이재열=비리에 대한, 부패와의 전쟁이 프레임이 될 게 아니라 이제 다르게 인식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저성장시대로 가는데, 내부적인 성장요인 중 가장 많이 까먹는 것이 부패 때문이다. 경쟁력 측면에서도 투명성을 높이면 사회 전반의 예측가능성과 성장을 굉장히 높일 수 있다. 다른 인풋(input)이나 추가 자본의 투입 없이도 할 수 있는 부분인 것이다.

정용덕=지금 우리가 여기까지 발전해 왔는데 한 단계 더 뛰려면 부패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부패가 일반화된 나라치고 선진국이 된 경우는 없다. 여러 대안이 있지만 추진동력은 어디서 나오느냐, 결국 국민에게서 힘이 나와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 후보들이 부패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공약화할 수 있도록 국민이 요구해야 한다. 또 시민사회도 투명성에 대해 끊임없이 요구하고 비판해야 할 것이다.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