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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귀식의 시장 헤집기] 불황에 강한 햄버거가 안 팔린다?

오늘날 만국의 음식이 된 햄버거. 그 원조가 미국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기원은 고대 몽골로 거슬러 올라간다. 목축과 전쟁으로 장거리를 이동하던 몽골인들은 질긴 말고기를 말 안장 사이에 넣어 부드럽게 만든 뒤 양념을 섞어 먹었다.

12~13세기 ‘타타르’로 불린 몽골군의 원정과 함께 이것이 러시아와 동유럽으로 전파됐다. ‘타타르 스테이크’다. 고기를 다진 뒤 굽는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독일식으로 개량된 타타르 스테이크다. 1850년대 미국으로 이민 간 독일인과 함께 함부르크 스테이크도 미주 대륙으로 건너간다. 햄버거(hamburger) 자체가 지명 함부르크(Hamburg)에 사람이나 물건을 뜻하는 접미사(er)가 붙은 말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군림하면서 햄버거는 코카콜라와 함께 미국류 간판 음식이 됐다. 유라시아 대륙을 정복한 몽골 제국의 간편식으로 시작된 햄버거의 세계화가 현대판 제국인 미국에 의해 완성된 셈이다.

그 중심에 섰던 미국 기업이 맥도날드다. 전 세계에 3만3000여 개 점포를 두고 있다. 출발은 1940년 한 레스토랑이었다. 48년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해 현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의 모양새를 갖추면서 급성장했다. 햄버거에는 인기만큼이나 많은 온갖 악평이 따른다.

비만을 부르는 ‘정크푸드’라거나 지능지수를 떨어뜨리는 음식이란 괴담까지 버전도 가지가지다. 각종 첨가물, 저질 재료 등을 둘러싼 시비도 되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게 해 주는 햄버거는 여전히 바쁜 현대인, 돈 없는 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햄버거를 파는 기업이 불황을 모르고 쑥쑥 성장한 배경이다.

맥도날드만 하더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매출이 꾸준히 늘었다. 덩달아 주가도 올랐다. 당시 50~60달러이던 게 올해 초 한때 100달러를 넘어섰다. 그런 우량 건강체질의 맥도날드가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소식이다. 9년 만의 최저성장을 기록했다고 한다. 주머니 사정이 좋아져 햄버거 따위는 거들떠보지 않는 사람이 많아진 것인가. 정반대다. 돈 톰슨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조차 ‘주요 시장에서 동시에’ 타격을 받는 것은 과거와는 다른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맥도날드는 그동안 어느 한쪽이 불황이면 사정이 좋은 다른 쪽에서 그 충격을 흡수했다. 지난 20년을 돌아봐도 4년 전 글로벌 위기 때만 살짝 고전하다가 어느 기업보다 빨리 정상 페이스를 되찾았다.

세계경제의 ‘동시 감속’ 말고도 맥도날드를 위협하는 세 가지 역풍이 더 있다. 달러 강세, 고(高)비용, 경쟁 격화다. 맥도날드 매출의 70%는 해외발(發)이다. 달러 강세 탓에 달러 환산 실적은 나쁠 수밖에 없다. 비용 면에서 가뭄 등에 의한 곡물 가격 상승, 이로 인한 육류 가격 상승도 맥도날드에는 직격탄이다. 이런 게 다 주가가 고점 대비 15% 넘게 떨어진 이유다. 세계인이 먹는 햄버거의 판매 부진, 또 국경 없는 맥도날드의 고전. 하나가 돼 가는 세계경제의 거울이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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