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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의 경제공약 돋보기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지지율 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데 국민은 과연 어떤 잣대로 지지후보를 선택하고 있을까.

요즘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대선 유력 후보들에 관한 뉴스와 해설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뉴스는 후보들의 동선을 따라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몇 마디를 주로 소개하는 수준이다. 미국 대선처럼 후보 간 TV 토론이나 정책 연설 같은 게 없어 사실상 정책이 실종된 선거다.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그래서 믿고 맡길 만한 정당 후보가 없으니 차라리 참신한 무소속 후보가 낫겠다는 정당 불신 분위기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민생과 직결된 경제공약은 지지층 확산이나 최종 당락을 가르는 숨은 변수라고 생각돼 유력 후보들의 경제공약을 비교 평가하는 방법을 제시해 보고 싶다.

첫째, 복지정책과 관련해 민주당은 1년 반 전부터 보편적 무상복지 카드를 먼저 꺼냈지만 4·11 총선에서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당초 맞춤형 복지를 표방해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정책과 차별화가 되는 듯했으나 시간이 가면서 박근혜 후보가 대학 등록금 완화 공약을 반값 등록금으로 선회함으로써 차별화를 어렵게 만들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보편적 복지를 표방하는 민주당 후보와 대체로 동일 노선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세 후보에 대한 요지부동의 고정 지지층을 뺀 국민의 입장에서는 각 후보의 복지공약이 과연 실천 가능한 것인지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3+3’ 복지정책은 향후 5년 동안 매년 33조원이나 되는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게 민주당의 공식 발표이지만 그 재원의 약 60%를 증세가 아닌 막연한 방법(예산 절감이나 조세 감면 축소)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소득세나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리겠다는 이른바 부자증세는 7조원의 세수증가 효과밖에 없다. 결국 방대한 복지공약은 공수표가 되거나 아니면 국가 부채를 늘리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새누리당의 복지정책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5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하니 민주당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두 가지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하나는 민주당보다는 복지 프로그램이 다소 빈약하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재원 마련 대책에 증세 비중이 40%밖에 안 돼 국민에게 세금을 더 내라는 얘기를 하지 않겠다는 점에서는 민주당보다 더 소극적이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구체적 복지재원 규모가 제시되지 않았지만 보편적 복지 확대는 보편적 증세가 필요하다는 큰 원칙을 내세운 점에서 가장 용기 있는 자세라고 생각된다.

둘째, 복지공약의 내용 면에서는 일자리를 제공할 성장효과가 큰 복지 프로그램이 어느 후보에게 더 많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눠 주기식 선심성 복지는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력 개발, 과학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성장효과가 크다. 예를 들면 반값 등록금도 중요하지만 전문적 직업훈련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비스산업에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려면 음식·숙박·레저·의료보건 등 다양한 직종에 필요한 공공 직업훈련이 대폭 늘어나야 한다. 어느 대선 후보도 이런 복지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셋째, 유력 후보들이 제시하는 경제공약의 또 다른 축이 경제민주화이고 그 초점을 재벌 개혁에 두고 있다. 큰 틀에서 재벌의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고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뒷받침하겠다는 점에서는 세 후보가 비슷하지만 구체적 개혁 내용에는 차이점이 있다. 문재인 후보는 계열회사 간 순환출자를 금지해 그룹 형태의 재벌 지배구조를 해체시키겠다는 것이고, 박근혜 후보는 재벌의 불법·편법 행태를 바로잡아 공정성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계열분리 명령제가 들어 있긴 하지만 재벌의 순기능은 인정하고 경제력 남용은 막겠다는 것이다. 이 세 후보의 재벌 개혁 내용을 비교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처방이 일자리를 늘리는 데 가장 유효할 것이냐다. 3% 수준의 저성장시대가 닥쳐오고 있는 한국 경제는 복지든 경제민주화든 모든 경제정책이 고용창출에 기여할 때만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봉균 군산사범학교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했다. 행시 6회(1969년). 관료생활 31년 동안 정보통신부·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3선 의원.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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