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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기타 둘러메고 거리로 포크의 여신 바에즈 민낯의 삶을 엿보다

존 바에즈 자서전

존 바에즈 지음

이운경 옮김, 삼천리

592쪽, 2만3000원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재능을 타고 났다.…가장 큰 재능은 노래하는 목소리였다. 두 번째로 큰 나의 재능은, 그 목소리와 목소리 덕분에 얻은 수확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욕망이다. 만약 이 두 번째 재능이 없었다면 나는 전혀 다른 사연을 가진 완전히 딴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첫 문장부터 단호하고 확신에 찬, 그다운 모습이 느껴진다. 포크의 여신 존 바에즈. 1987년 45살에 쓴 책이다. 후기에서 밝혔듯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신의 집 주방에 스티브 잡스가 갖다 놓은 워드 프로세서로 썼다.



 비폭력 저항의 기수, 평화운동가, 국제인권기구 ‘후마니타스 인터내셔널’ 설립자. 그가 부른 ‘우리 승리하리라’나 ‘어메이징 그레이스’ ‘오, 자유’ 등은 20세기 중후반, 국가와 이념을 뛰어넘어 모든 평화와 인권운동의 현장에 울려 퍼졌다. 마틴 루터 킹, 바츨라프 하벨, 레흐 바웬사 등과 함께 했다. 지난해 월가의 ‘점령(occupy)’ 시위 현장에도 70의 나이에 기타를 들고 나선 그다.



  밥 딜런의 연인으로도 유명한 바에즈는청아한 음색, 소프라노가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음역과 파워로 노래의 간절함을 더했다. 싱어 송 라이터이자, 당시 서구 연예계를 휩쓴 금발의 글래머와는 다른 이국적이고 자의식 넘치는 지적인 섹시미를 선보였다. 멕시코계 미국인인 그의 가무잡잡한 외모는 어린 시절 큰 상처로 남았던 것이기도 하다. 반면 이념적 선명성이 부족해 좌우 모두에게 비판받거나, 페미니스트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솔직함이다. 사춘기 시절 아이 같은 목소리에 성숙한 비브라토를 만들어내기 위한 발성훈련, 남학생 관객의 눈을 공연 내내 집요하게 응시하며 “추파를 부렸”던 일화 등 그의 맨 얼굴을 보는 재미다. 물론 가장 감동적인 것은 단지 음악가에 머물지 않으려 했던 일관된 태도 자체다.



 “나는 음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음악에서 그러하듯 전쟁터에서도 생명의 편을 들지 않는다면, 그 모든 소리가 아무리 아름답다 해도 소용없죠. 이 시대가 던지는 가장 중요하고도 현실적인 물음, 즉 어떻게 하면 인류가 서로 죽이는 일을 그만두게 할 수 있으며, 그런 살육을 막기 위해 내가 평생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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