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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상설특검제 도입 바람직한가

[일러스트=박용석 기자]


검찰 개혁이 대선 이슈로 떠올랐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상설특검제 도입 등을 제안한 가운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을 주장하고 있다. 세 후보 모두 별도 수사 조직의 필요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제2의 검찰을 만드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상설특검제를 중심으로 찬반 두 갈래 목소리를 들어봤다.



수사에 제약 없애 의혹 파헤칠 수 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상설특검제는 대상 사건이 있을 때마다 국회의 입법을 통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방식이 아니다.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이 되는 사건의 요건을 법률로 미리 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경우에 특별검사를 임명해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하도록 하는 것이다.



 특별검사제는 미국에서 유래한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도 1999년 소위 ‘옷로비 사건’ 때 처음 도입돼 그동안 9차례에 걸쳐 시행됐다. 그러나 강남의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처럼 우리나라의 특검제는 미국의 제도와는 전혀 다른 제도로 시행됐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의 특별검사제는 법률에 의한 상설특검제다. 그 기본 취지는 형사법 집행 과정에서 정치적 판단에 따른 수사 및 기소 권한의 오·남용을 피하고 사건을 있는 그대로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밝힘으로써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기 위한 것이었다. 기본 골격은 이렇다. 이해관계 충돌이 있는 사안에 대해 연방의 경우 연방항소법원 특별부에서 연방 정규검찰 이외의 검사를 임명한다. 원칙적으로 비밀리에 수사하며, 수사 기간도 원칙적으로 제한이 없다.



 반면 우리나라의 특별검사제는 정치적 논란이 있는 사건이 생길 때마다 그때그때 개별 법률을 제정해 수사를 진행한다. 수사 대상 사건과 수사 기간도 제한돼 있고 심지어 누구를 수사 대상으로 삼을지도 한정돼 있었다. 수사 진행 상황 역시 거의 대부분 공개됐던 것이 과거의 경험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특검도 거의 다르지 않다.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거나 오히려 수사 대상자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짧은 수사 기간과 적은 수사 인력으로 진실을 파헤칠 수 없었던 것이다.



 국가권력의 한 부분으로서 검찰권력도 사람에 의해 집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이해관계가 충돌될 수 있다. 검찰 조직은 집권 세력 혹은 검찰 자신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한다 하더라도 당연히 공정성을 의심받게 돼 있다. 검찰 입장에서도 자신을 임명한 임명권자와 관련되거나 자신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상설특검제가 필요한 것이다.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자가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경우에 그만큼 수사 결과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신뢰가 높아지게 되고 일반적인 형사법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마찬가지로 높아지게 된다.



 상설특검제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의 문제는 미국과는 여러모로 다른 상황을 고려해 우리나라의 법 체계에 맞게 구체화해야 한다. 특검법의 위헌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더 나아가 임명권자를 대통령이 아닌 사법부로 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또한 수사 기간이나 수사 대상 사건, 비밀성 등에 대해서도 과도한 제한을 두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특검을 임명하는 단계에서의 공정성 또한 특검제의 성패와 직결되기 때문에 별도의 독립된 기구를 두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상설특검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기존 검찰권의 오·남용에 대한 반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설특검법 자체를 부실한 체제로 만든다면 없느니만 못한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기왕 상설특검법을 제정하고자 한다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특검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치적 악용·국론분열 가능성 크다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검찰개혁이 또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그중에서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나 판·검사, 고위공직자, 정치인의 비리사건과 같이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이 될 만한 사건을 미리 법률로 정하고, 기존 검사와는 다른 절차로 임명된 특별검사로 하여금 수사와 기소를 맡게 하자는 논의가 제도적 상설특검이다.



 요건에 해당하면 즉시 특별검사를 임명해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하게 함으로써 기존의 특검제도가 보여준 시행착오를 일부 해소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률의 제정에서부터 집행에 이르기까지 특검의 임명 요건이 과연 무엇인지, 요건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누가, 누구를 특검으로 임명할 것인지는 여전히 정쟁(政爭)의 불씨로 남아 있어 그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



 작금의 검찰이 국민의 잣대로 보아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이다. 그렇다고 해서 특검제도를 상설해 이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아무래도 수긍하기 어렵다. 특검제도가 일단 상설화되면 순수한 취지와는 달리 국민적 통제를 벗어난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 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자칫 특정 권력에 의해 기구 자체가 정치적으로 악용된다면 헌법상 권력분립의 통제를 넘어 여론을 조작하고, 국론을 분열케 하는 장본인이 될 수도 있다.



 1994년 미국의 도널드 스몰츠 특검은 수사권을 남용해 마이크 에스피 당시 농무장관을 수퍼보울 무료 입장권, 고급승용차 시승권 등을 수수했다는 극히 경미한 혐의로 기소함으로써 세간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사건은 무죄가 되고, 특별검사제도의 무용론이 제기되는 계기가 됐다. 결국 양당 간의 합의에 의해 특검제도를 폐지하고, 법무부 장관이 임명하는 특임제도로 탈바꿈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것만이 아니다. 특별검사를 상설로 하게 되면 제2 검찰청 설립 수준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 뻔하다. 그러면서도 전문적인 기업회계나 온갖 과학수사를 활용할 만한 조직과 인원, 시설과 장비를 갖추지 못하게 되면 기존 검찰 조직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검찰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별도의 기구라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상설특검제는 수사결과물에 대한 시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동안 특검이 가져온 공과(功過)를 냉정히 따져보고, 다른 폐단은 없을 것인지, 특검의 수사권 남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를 충분히 검토한 이후에 법을 만들더라도 늦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형사사건 중 중대한 범죄에 대해서는 국민이 심판하는 국민참여재판을 실시하고 있다. 국민참여재판이 시행된 이후 검찰의 수사태도도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엉터리 수사방법이나 불충분한 수사의 결과물로는 국민을 설득하고 유죄 평결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이 직접 재판함으로써 국민의 사법주권이 제대로 실현되고 있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을 확대해 이러한 특검의 대상 사건을 국민이 직접 재판하게 하면 어떨까. 상설특검이 아닌 검찰이 수사는 하되, 검찰이 기소하면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으로 삼아 국민이 직접 재판하고, 불기소할 경우엔 일본의 검찰심사회와 같은 제도를 만들어 국민이 직접 기소권을 행사하게 하는 방법도 여러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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