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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다 뜨겁다 … 겨울에 찾아오는 사랑·혁명·음모·역사 4색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역대 최고 흥행작 … 유령 역 브래드 리틀 연기 기대감






‘황제’의 귀환이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매출을 달성한 흥행 뮤지컬이 다시 국내 무대를 찾는다. 그리고 이번엔 영어로 불리는 내한 프로덕션이다. 올해 ‘위키드’로 대박을 기록했던 프로듀서 설도윤의 야심작이다. 원어로 공연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브래드 리틀이 유령 신드롬을 일으켰던 예술의전당에서의 무대가 이미 있었다. 국내에서는 그 공연을 보고 뮤지컬에 반해 애호가의 길로 접어든 관객도 적지 않다.



‘오페라의 유령’은 영화, 뮤지컬, 연극 등 소위 티켓을 파는 문화상품을 모두 통틀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신기록’ 콘텐트이다. 자그마치 6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기록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뉴욕과 런던에서는 가장 인기있는 흥행 뮤지컬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여름, 뉴욕 출장길에 ‘에비타’에 출연 중인 브래드 리틀을 만났다. 한국 공연의 참여 여부를 묻자 환한 미소로 한국팬들과의 재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유령으로 살아온 그이지만 최고의 순간을 꼽으라면 아무 주저 없이 한국 무대를 이야기한다. 커튼콜의 환호가 거대한 파도 같았다는 설명이다. 개인적으로도 세계 각국에서 수십 차례나 이 작품을 만났지만, 브래드 리틀의 무대는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좋은 무대였다. 브래드 리틀이 과연 유령의 방황과 번민과 질투를 얼마나 밀도있게 재현할지 기대된다.



이번 공연 크리스틴 역엔 국립오페라단 출신의 새로운 뮤즈 클레어 라이언, 라울 역엔 작곡 능력까지 겸비한 꽃미남 아티스트 앤서니 다우닝이 캐스팅됐다.





레미제라블

우리말 버전 첫 무대 … 배우 정성화 활약 관심






유일하다. 뮤지컬계의 세계 4대 흥행 대작 중 지금까지 정식 한국어 무대가 꾸며지지 않은 것은 ‘레미제라블’뿐이었다. 공연은 있었다. 90년대 심지어 두 개의 극단이 동시에 막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라이선스를 지불하지 않은 해적판이었다. 그래서 안타깝고, 덕분에 더 반가운 것이 이번 정식 우리말 무대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백미는 음악이다. 두세 차례만 반복해 들어도 입가에서 절로 흥얼거려지는 감미로운 선율에 흠칫 놀랄 정도다. 아줌마 가수 수전 보일이 불렀던 노래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도 이 작품에 나오는 뮤지컬 넘버다. 천상의 소리를 지닌 그녀가 감동을 더해주는 이유는 바로 노랫말 때문이다. ‘비참한 현실이 나의 꿈을 짓밟아 버렸다’는 마지막 가사는 외모 때문에 노래 실력을 인정받지 못했던 그녀의 개인적인 삶과 맞아떨어진다. 국내 한 방송사에서는 겨울올림픽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김연아의 모습과 함께 배경음악으로 자주 들려주는 아이러니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연출가 로런스 코너가 새롭게 각색한 무대를 근간으로 한다. 영상을 활용한 ‘미스 사이공’을 통해 새로운 해석의 묘미를 선보였던, 요즘 세계 뮤지컬계의 블루칩으로 통하는 바로 그 인물이다. 회전무대의 교과서라 불렸던 80년대식 감동은 사라졌지만, 한층 강화된 인물의 밀도는 보는 재미를 극대화시켜준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배우 정성화가 이번에도 신의 ‘한 수’를 보여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성미 급한 관객은 약간의 정성도 더해야 한다. 지방을 거쳐 서울 공연은 내년으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뮤지컬 매니어라면 마냥 즐거울 수밖에 없다. 마침내 ‘레미제라블’을 우리말로 감상할 기회가 왔는데 무엇을 더 바랄까.





아이다

‘예복의 춤’ 대표곡 … 차지연-소냐 비교 감상도






우리말로 가능할까? 브로드웨이에서 헤더 헤들러의 ‘아이다’를 보고 처음 가졌던 생각이다. 물론 예상은 멋지게 그리고 기분 좋게 빗나갔다. 뮤지컬 ‘아이다’는 우리 공연산업에 한 획을 그으며 흥행 뮤지컬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올 연말 앙코르 무대는 한국 뮤지컬의 가파른 성장을 보여주는 실증적인 사례라 더 반가운 무대다.



원작은 같은 제목의 오페라다. 하지만 뮤지컬을 단순히 오페라의 상업적 재연으로만 여긴다면 이만저만한 착각이 아니다. 디즈니사의 주도면밀한 마케팅, 꼼꼼하다 못해 촘촘하게까지 느껴지는 세밀한 무대 기술과의 조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여러 해 우리말 공연을 거듭하며 완성도를 더해온 박명성 대표의 신시컴퍼니가 보여준 장인 정신도 높이 살 만하다. 덕분에 이 작품은 지금까지도 왕성한 생명력을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예복의 춤’은 소름 돋는 감동을 주는 이 뮤지컬의 대표 뮤지컬 넘버다. 극중에서는 이집트로 잡혀온 아이다 공주를 알아본 누비아 사람들이 조국의 운명을 짊어져야 할 그녀의 운명을 노래하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초연과 재연을 수놓았던 옥주현의 바통을 이어 이번 앙코르 무대에선 가창력의 쏘냐와 카리스마 넘치는 차지연이 번갈아 무대를 꾸민다. 매니어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쏘이다’ ‘차이다’를 놓고 누가 더 적역이냐는 설전이 대단하다. 직접 판단해 보려면 두 차례 이상 공연장을 찾는 수밖에 없다. 라다메스 장군 역엔 김준현과 최수형, 암네리스 공주 역엔 정선아와 안시하가 더블 캐스팅됐다.



최근 새로 등장한 뮤지컬 전문공연장 중에서 음향이 으뜸이라는 디큐브 아트센터라 더욱 믿음이 간다.





황태자 루돌프

‘지킬 앤 하이드’ 작곡자의 첫 유럽 진출작






유럽 최고의 명문가는 프랑스의 부르봉 왕가와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다. 절대왕권 시절의 맹주였던 두 가문은 숱한 사연과 가십들로 서양 화류계를 이끌어왔다. 특히 민중봉기나 민주주의의 대두와 같은 시대적 변화는 낭만과 열정 그리고 그에 따른 비극 등을 들려주기에 좋은 배경 역할을 하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순정만화 등으로 인기를 누리던 일련의 작품들, ‘베르사이유의 장미’나 러시아 혁명기를 바탕으로 했던 ‘올훼스의 창’ 등은 바로 이런 취향을 반영한 문화적 산물이다.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초 막을 올렸던 뮤지컬 ‘엘리자벳’의 여주인공인 오스트리아 제국의 황후 엘리자벳과 프란츠 요세프 황제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황태자였지만 그는 진보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이었는데,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한 타페 수상의 비열한 정치공작에 휘말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 종말을 맞이한다는 줄거리다. 뮤지컬답게 이루어질 수 없어서 더 애틋한 사랑 이야기도 낭만적으로 전개된다. 이 작품은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자인 프랭크 와일드혼이 처음 유럽으로 진출한 작품이다. 2000년대 중후반 전후로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등지에서 초연됐고, 그때의 인기로 지금도 헝가리의 다섯 번째 대도시인 페츠 국립극장의 정규 레퍼토리로 남아있다. 이웃 일본에서도 인기를 누렸는데, 극단 시키(四季)와 함께 일본 뮤지컬 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하고 있는 도호(東寶)가 제작을 맡았었다.



고풍스럽고 로맨틱한 유럽 왕가의 로맨스와 비극을 즐겨보기 바란다. 황태자 루돌프 역에 안재욱·임태경·박은태, 마리 베체라 역에 옥주현·김보경·최유하가 트리플 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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