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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문화재] 대모산성

대모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에 대모산성 성곽을 이루던 돌들이 일부 노출돼 있다.




신라 때 축성 … 성곽 80% 이상이 흙에 묻혀 보존

마치 할미가 누워있는 것 같은 산세 때문에 고려 말까지 ‘할미산’이라 불렸다는 강남구 일원동 대모산. 산 정상 일대에 자리 잡은 대모산성(大母山城)은 강남지역에 유일하게 실재(實在)하는 산성 유적이다.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뒷산에도 삼성리산성(三成里山城)이 있었다지만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대모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산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풍수지리나 역사에 문외한이라도 정상에 오르면 중요한 군사전략적 요충지였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청계산, 아차산, 도봉산, 북한산 자락과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데다 대모산성과 연결된 많은 산성, 토성들이 사방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대모산성은 해발 293m 대모산 정상부에 동서로 길쭉하게 지은 ‘테뫼식 석축산성’이다. 테뫼식 산성은 봉우리들을 에워싸 성을 쌓는 방식으로 산 정상을 중심으로 7, 8부 능선을 따라 수평으로 둘러싼 형태가 많다. 대모산성은 성벽 둘레가 584m며 내부 면적은 8276㎡에 이른다.



동북쪽 직선거리로 9km 떨어진 곳에 이성산성(二聖山城)이, 한강을 끼고 동쪽으로는 백제 왕도로 꼽히는 몽촌토성(夢村土城)과 풍납토성(風納土城)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북쪽 4.5㎞ 떨어진 지점에 앞서 말한 삼성리산성이 있었다. 서쪽으로 12km 지점에는 신라 산성인 호암산성(虎岩山城)이 위치한다.



대모산성은 신라가 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사용한 세력에 대해선 이견이 많다. 백제 왕도였던 몽촌토성과 풍납토성이 바로 지척에 있고 사방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산성 위치 때문이다. 신라보단 백제가 먼저 사용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안타깝게도 대모산성에 대한 설명 자료는 이것이 전부다. 지금까지 전면적인 학술조사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1999년에 국립문화재연구소 유적자료실과 한양대학교 박물관이 현장조사와 산성 북벽 일부 구간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했을 뿐이다. 대모산성에 대한 고고학 정보는 대부분 이때 만들어졌다.



이 산성은 조선시대 지리지 등에도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1942년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에서 간행한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에 ‘헌인릉 주산(主山)인 대모산 정상부에 소형 토루지(土壘址)가 있다’고 서술돼 있을 뿐 역사적 전모를 확인할만한 기록은 없다.



1990년대 들어서는 근처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생기고 주민이 즐겨 찾는 등산코스가 되면서 성 내부 훼손이 심각하게 진행됐다. 헬기장이나 통신안테나, 철탑, 군 참호 등이 생기면서 산성 유구들이 사라져 갔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삼성리산성처럼 자취를 찾기 힘든 지경이 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산성 복원을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학계와 뜻있는 시민들을 통해 꾸준히 나왔다.



지난 6월 3일 서울시는 대모산성을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산성과 산성 내부지역 토지 8901.3㎡를 문화재로, 성벽 기저부로부터 사방 30m 토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대모산성이 노원구 불암산성과 더불어 대표적인 신라 산성으로 서울 고대사를 규명하는 중요한 유적이기 때문에 기념물로 지정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삼국시대 성곽 8개 중 이미 문화재청 지정 사적이 된 북한산성, 아차산성 등 6곳과, 서울시 문화재인 불암산성에 이어 대모산성까지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되면서 서울에 위치한 산성들은 모두 보호와 복원 손길을 받게 됐다.



이에 앞서 강남구는 지난해 한양대 문화재연구소와 사단법인 동아시아 고고학연구회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대모산성 장기복원계획을 발표했다. 한양대 문화재연구소는 “성곽 80% 이상이 흙에 묻힌 채 보존돼 있어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할 경우 상당한 성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앞으로 대모산 등산로와 주변 수목을 정비하고 2013년부터 8년에 걸쳐 성벽복구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2024년까지 탐방로와 야간 조명시설까지 갖추고 대모산 인근에 한강유역 고대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을 지어 복원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병식 (강남문화원 부원장)
이 천 년 역사를 간직한 강남의 주산(主山)에서 새로운 강남 문화와 역사를 시작하는 일은 당연한 귀결이다. 대모산성과 대모산을 중심으로 강남 역사와 전통을 이야기해야 한다. 청소년의 꿈과 비전을 키우는 수련장이 되고 강남과 서울 시민들의 몸과 마음을 닦을 수 있는 문화 터전으로 되살아나길 바란다.



최병식 (강남문화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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