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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나로호에 박수를!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우주산업. 다소 낯설지만 이미 시장규모가 세계적으로 연간 약 320조원에 달하는 고성장 산업이다. 발사체 서비스와 인공위성 개발, 그리고 위성 활용의 세 분야로 구분되는 이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발의 실패 확률이 높으면서도 응용분야가 무한하다는 점이다. 우주개발로 인한 국가브랜드 가치의 상승은 우주산업의 또 다른 특징이자 매력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방송과 통신이 주도하는 인공위성 서비스 시장은 120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리고 모두 110개의 새로운 인공위성이 우주로 쏘아올려졌다. 성장세와 상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우주산업의 영역. 각국의 주권이 미치는 영공의 바깥이 모두 주인 없는 도전의 무대다.



 대한민국의 우주산업. 아직은 산업계 매출과 정부 예산을 합해 연간 9000여억원 규모에 불과한 신생업종이다. 다행히도 약 80%의 사업이 인공위성 활용 분야에 집중돼 있고, 3000여 명의 종사자 가운데 석사급 이상 고학력 인력이 절반 가까운 지식집약적 인력구조다 보니 성장잠재력은 매우 높다. 우리나라는 19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8개의 인공위성 개발에 연이어 성공했다. 2000년대 들면서는 작은 규모지만 위성체 부품의 수출도 시작되었다. 지난 20년간 이룩한 성과는 현재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자동차와 전자, 반도체산업의 진입 초기 당시와 유사하다. 지금의 기술도입과 개발의 단계를 벗어나서 향후 핵심 원천기술이 확보되는 수준에 이르면, 우주개발과 산업계의 성장은 이때부터 제대로 탄력을 받을 것이다. 지금은 오히려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감이 부담이다. 선진국에 비해 30년 이상 뒤늦게 시작된 우주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과학위성을 탑재한 나로호가 26일(예정) 세 번째 발사에 도전한다. 이번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인공위성을 발사한 열 번째 국가로 기록된다. 도전과 실패로 점철된 선진국들의 우주개발 역사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순조로운 편에 속한다. 지금까지 최초 발사에 도전했던 11개 국가 가운데 첫 번째 시도에서 성공한 경우는 세 나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실패를 놓고 일부에서는 협력 파트너인 러시아로부터 원천 기술의 이전이 없다고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평가다. 나로호 개발의 국제협력을 모색할 당시 모든 국가가 핵심 기술 유출을 기피했고 유일하게 러시아만이 협력의사를 밝혔다. 개발과정에서 우주센터 발사장 건설과 시스템 통합기술, 발사운용기술 등은 국제협력이 없었다면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지 모른다. 최초 발사체 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불과 27%다. 일본도 역시 1970년 최초 발사에 성공하기까지 네 차례의 실패를 맛보았다.



 지금까지 역대 정부는 출범 때마다 항공우주 개발 지원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10년, 20년 후의 미래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여전히 빈약한 수준이다. 우주개발을 위한 장기적 로드맵 역시 확정된 것이 없다. 일본의 10%에도 못 미치는 예산규모, 총괄지원본부 조직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 12년간 교육과학기술부의 우주발사체 담당과장이 열두 번이나 바뀌는 ‘지속 불가능’ 조직구조로는 우주개발정책의 추진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우주선진국 수준의 높은 성과를 바란다면 무리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초긴장 속에서 나로호 발사를 준비해 온 대한민국의 우주과학자들, 우주개발의 도전에 정진하는 그들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자. 우주개발 업그레이드의 다음 단계인 2018년에는 한국형 발사체 KSLV-2 개발을 위한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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