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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쓰기·띄어쓰기·쉼표 … 한글 근대화 과정 한눈에

1895년 나온 국내 첫 번역 소설인 ‘텬로력뎡(천로역정)’의 목판과 인쇄본. [사진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우리大朝鮮은亞細亞洲中의一王國이라’



배재학당박물관 특별전
1892년 한글번역 성경
주시경의 문법책도 소개

 고종 32년(1895)년 발간된 『국민소학독본』 제1과의 첫머리다. 한국의 기후·물산·역사 등을 소개하고 있다. 『국민소학독본』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국정교과서. 대조선·일왕국 등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요즘과 확연하게 다른 것은 띄어쓰기와 구두점이 없다는 것. 국한문 혼용은 기본이다. 최근 한글전용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금 일었지만 이렇듯 한글은 역사에 따라 변해왔다. 언어는 기본적으로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한글은 특히 개화기 서양문법의 영향을 받으면서 크게 변모했다. 한글을 근대문화의 산물로 보고, 그 과정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중구 정동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이 북 디자인 회사 수류산방과 함께 26일부터 여는 ‘스물여덟자의 놀이터: 한글보급과 배재학당’이다. 박물관 개관 4주년 기념전이다.



 근대 이전 한글은 세로쓰기·붙여쓰기 등 기존 한문 표기법을 그대로 사용됐다. 이번 전시는 한글이 서양 언어와 만나면서 변화의 과정을 거친 데 주목한다. 영어의 가로쓰기·띄어쓰기, 쉼표·따옴표 등의 문장부호가 1900년대부터 서서히 한글 표기법에 흡수되기 시작했다. 한국 최초의 근대식 중등 교육기관이었던 배재학당은 이런 한글의 근대화·대중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시에는 존 로스 목사의 한글번역 성경 『예수셩교셩셔(예수선교성서) 마태복음』(1892), 한글로 저술한 세계지리 교과서인 『초학디지(초학지리·1906)』, 주시경의 국어문법서 『국어문전음학(1908)』 등이 나온다. 한글은 1946년 편찬된 조선어학회의 『개정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으로 현재의 체계를 갖추게 된다. 당시 배재학당에서는 한글교육을 중시해 영문 ·한문반과 함께 언문반을 운영하고 이 반 학생들을 ‘언문 보이스(Unmun Boys)’라 불렀다. 이런 내용이 보도된 잡지 ‘코리안 리포지터리(The Korean Repository)’도 소개된다.



 전시는 총 28개 주제로 구성됐다. 디자이너 안상수씨, 건축평론가 전진삼씨, 글꼴 디자이너 류양희씨 등이 참여해 각 주제를 테마로 구성한 그래픽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김종헌 관장은 “우리의 근대화 과정은 일방적인 서구화 혹은 자생적 근대, 그 어느 한쪽으로 설명될 수 없다. 한글의 근대화 과정은 서구문화가 우리의 것으로 체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0월 25일까지. 02-319-5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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