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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낸드플래시, 네가 빛을 발하는구나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처음 100억 달러를 넘어선 날은 1994년 10월 29일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는 이날을 기념해 매년 10월 29일을 ‘반도체의 날’로 정했다. 올해 ‘제5회 반도체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2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한국 업체들은 ‘글로벌 치킨게임’이라 평가받는 반도체 전장에서 승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승자의 앞에는 또 다른 전쟁터가 기다리고 있다. D램·낸드·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우리의 기술 수준과 미래 시장을 짚어봤다.



‘치킨게임 끝’ 반도체의 내일은
수요에 맞춰 생산량 줄이자 낸드플래시 값, 한 달 새 30% 상승

◆살아남으면 성장하고 패배하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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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이익 마이너스 150억원’. 24일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을 이같이 발표했다.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도 2조4240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8%나 줄었다. 실적이 이렇게 나빠졌는데 SK하이닉스 김준호 부사장은 콘퍼런스 콜에서 “적자라는 사실보다 적자 폭이 매우 적다는 사실에서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 치킨게임이 대만과 일본 업체의 패배로 끝나면서 4분기 이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돼서다.



 세계 반도체 회사들은 올 들어 ‘살아남기 경쟁’을 펼쳐왔다. 제품 가격 하락이 가팔랐기 때문이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PC 수요가 줄어들면서 D램 가격이 급락했다. 올 초 반짝 상승하던 D램 값은 5월부터 하락을 거듭했다. 주력 제품인 2기가비트(Gb) DDR3 가격은 8월에 개당 1달러 선마저 무너진 뒤 아직 회복을 못하고 있다.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시장이 되면서 대만과 일본 업체들이 줄줄이 쓰러졌다. 이달 초 대만의 D램 제조사 난야는 연말까지 600명을 구조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D램 업체 프로모스도 이달 초 직원 1300여 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을 정했다. 일본의 엘피다는 회사를 팔아야 했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내년 초까지 엘피다 인수를 끝낼 계획이다.



 대만·일본 업체들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불황에도 지속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현재 D램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각각 39.4%, 24.5%로 한국산이 3분의 2를 점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3분기에 1조1000억~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분기 1조1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매출도 2분기의 8조6000억원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장의 ‘치킨게임’이 올해를 넘기면서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하이닉스·마이크론·도시바처럼 살아남은 몇 개의 업체는 앞으로 적자가 나지 않도록 생산량을 조절하고 시장 가격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계에 다다른 기술혁신이 문제



 이런 현상이 생기는 데는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 더 이상 반도체의 회로 선폭을 줄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회로의 선폭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 같은 크기에서 메모리 용량을 늘려 왔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혁신은 한계에 다다랐다. 원가 이하로 메모리를 판매하는 대신 생산량을 줄이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춰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것이다.



 메모리 분야 가운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최근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낸드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던 기흥 14라인과 미국 오스틴 라인을 시스템 반도체 전용 라인으로 전환했다. 이에 앞서 2위 업체인 도시바도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30% 줄인 것과 합쳐지면서 낸드 값이 뛰기 시작했다. 최근 한 달 새 30% 가까이 올랐다. 낸드 플래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의 기억장치를 만드는 데 주로 들어간다.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향후 반도체 시장도 낸드플래시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해 9월 낸드 시장은 PC용으로 쓰이는 D램 시장을 추월했다. 모바일 기기 업체들이 사들인 반도체 금액이 PC 제조 업체들을 능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3년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전년에 비해 23.1% 성장할 전망인 반면, D램 시장은 9.3%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규모 역시 2014년 낸드플래시가 355억 달러로 D램(308억 달러)시장 규모를 역전할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 기술도 한국 업체들이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초엔 10나노급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실적 발표에서 “4분기엔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가 10%대 후반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분야서도 두각



 메모리 외에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삼성전자는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프로세서·소프트웨어 같은 개별 반도체를 하나로 통합해 전자기기 시스템을 제어·운용하는 반도체다. 다양한 기술을 한데 모아야 하기 때문에 ‘반도체의 꽃’이라 불린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과 메모리는 7대3일 정도로 시스템 시장이 크다. 메모리가 4개의 사업자로 시장이 재편된 데 반해 시스템 분야에서는 미국의 인텔·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를 포함해 수많은 기업이 격전을 치르고 있다.



 이달 초 아이서플라이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점유율은 4.8%까지 치솟았다. 2010년 점유율 2.4%에서 두 배로 껑충 뛴 것이다. 2년 전 시스템반도체로 달성한 매출액은 52억4300만 달러(약 5조8400억원)였지만 올해엔 상반기에만 이미 매출이 50억 달러를 넘었다. 이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4위에 올라선 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 부문에서 세계 1위로 경쟁사인 애플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을 하는 AP칩 부문을 확대한 전략이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낸드플래시 전원공급이 끊겨도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 동작 속도가 빠르지만 전원이 끊기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D램이 스마트 기기에서 운영체제(OS) 구동용으로 주로 쓰이는 반면, 낸드플래시는 느리지만 싼 가격과 대용량을 앞세워 MP3·스마트폰·디지털카메라의 데이터 저장용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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