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시속 330㎞ 넘치는 야성, 그런데 이 편안함은 뭐지

알프스 산자락 굽잇길과 아우토반에서 컨티넨탈 GT 스피드를 시승했다. 이 차는 벤틀리 역사상 가장 빠른 양산차로, 시속 330㎞까지 달린다.




벤틀리 컨티넨탈 GT 스피드

벤틀리 역사상 가장 빠른 차가 등장했다. 기록을 갈아엎은 주인공은 컨티넨탈 GT 스피드다. 최고 시속이 자그마치 330㎞에 달한다. 지난 15~16일 독일 뮌헨에서 오스트리아 국경과 이웃한 베르히테스가덴까지 왕복 450㎞ 구간에서 이 차를 시승했다. 알프스 산자락에 자리한 베르히테스가덴은 히틀러가 별장을 세웠을 만큼 풍광 좋기로 소문난 휴양지다.



 벤틀리는 1919년 월터 오웬 벤틀리가 영국에서 창업한 고급차 업체다. 경주판을 평정한 실력파였다. 그러나 경영난 때문에 1931년 롤스로이스에 흡수됐다. 이후 벤틀리는 롤스로이스의 고성능 버전으로 각색되고 포장됐다. 98년 폴크스바겐 그룹의 품에 안긴 이후 벤틀리는 정체성을 찾게 됐다. 영국차 시승회를 독일에서 치른 배경엔 이런 속사정이 숨어 있다.



 2003년 데뷔한 컨티넨탈 GT는 벤틀리 부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강력한 성능을 뽐내되 장거리 여정에도 어울렸던 과거 벤틀리의 특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다. 빠른지만 불편한 수퍼카 사이에서 컨티넨탈 GT의 존재감은 유독 빛났다. 확연히 우월하되 더없이 편안한 차를 찾던 수요와 궁합이 척척 맞았다. 컨티넨탈 GT는 지금껏 2만6000대 이상 팔렸다.



 컨티넨탈 GT 시리즈는 쿠페와 컨버터블, V8 4.0L와 W12 6.0L 엔진으로 나뉜다. 전 차종이 사륜구동 방식이다. 또한 모든 엔진엔 두 개의 터보를 붙였다. W12 모델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기본형인 GT는 575마력을 낸다. 그 위로 GT 스피드를 거느렸다. 컨티넨탈 GT는 2010년 신형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이번에 GT 스피드가 2세대로 진화했다.



 외모는 한 발 앞서 화장 고친 GT와 같다. 네눈박이 테두리에 보석처럼 빛나는 LED(발광다이오드) 주간 주행등을 둘렀다. 부드럽게 눕혔던 그릴은 슬며시 곧추세웠다. 범퍼 디자인도 손질했다. 보닛의 좌우 끝자락과 앞바퀴 펜더가 만나는 부위를 날카롭게 접었다. 한 판의 알루미늄을 섭씨 500도로 가열한 뒤 단숨에 ‘쾅’ 찍어 만들었다. ‘수퍼포밍’ 기술이다.



 GT 스피드엔 GT와 구분될 몇 개의 단서를 담았다. 가령 격자무늬 그릴은 검정으로 물들였다. 머플러 모양도 차이 난다. 휠도 21인치를 끼운다. 반면 테일램프 주위에 씌운 크롬 링과 앞바퀴 주위에 붙인 ‘W12’ 엠블럼은 GT와 같다. 실내 역시 GT처럼 결이 고운 가죽과 레이저로 정교하게 가공한 원목, 싸늘한 촉감의 알루미늄 패널로 꾸몄다.



 신형 GT 스피드는 출력을 625마력까지 끌어 올렸다. 이전엔 600마력이었다. 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5% 더 낮췄다. 성능은 놀라울 뿐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은 4.2초, 시속 160㎞ 가속은 9.0초 만에 마친다. 최고속도를 시속 33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냉각 장치를 보강하고 차 밑바닥엔 커버를 씌웠다. 유리창이 들뜨지 않도록 고무 몰딩도 다시 설계했다.



 이날 아우토반엔 통행량이 많았다. 시속 295㎞까지 달려보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가공할 성능은 GT 스피드가 지닌 매력의 일부였다. 오히려 풍요로운 운전감각이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가속은 하품처럼 쉬웠고, 사운드는 파이프 오르간처럼 울림이 그윽했다. 속도와 상관없이 고요하고 아늑했다. ‘가장 빨라서 제일 편안하다’는 역설이, 벤틀리에선 통했다.  베르히테스가덴(독일)=



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