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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덕수궁에 전통공예 랜드마크를

신응수
사단법인 한국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존협회 이사장
대목장으로 수십 년간 전국을 누비며 사찰을 짓고 수원화성 장안문, 창경궁·창덕궁·경복궁 등의 복원공사를 했다. 2008년 2월 10일 방화로 소실된 숭례문은 올해 12월이면 복구공사를 마친다. 특히 한국의 랜드마크인 숭례문 복구공사를 할 때는 여느 때보다 진지하게 임했다. 여기서 랜드마크란 한 도시 또는 한 나라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특이성 있는 시설이나 건물을 말한다. 물리적 형태의 건물뿐 아니라 개념적이고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추상적 공간도 가능하다.



 얼마 전 복원공사를 마친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을 비롯한 한국의 반만년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축물은 많이 있다. 한국을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생각날까? 수도 서울의 랜드마크로 숭례문을 떠올리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숭례문을 떠올렸던 사람들이 이런 랜드마크를 만들어 냈던 장인을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머릿속을 스치는지 궁금하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작은 골방 같은 공방의 모습을 떠올리거나 중국산 공예품으로 뒤섞인 인사동의 골목길을 생각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변변한 전통공예박물관이나 상설 전시장, 전통공예전문판매장 하나 없는 대한민국 전통공예인들의 현실이다. 일반 국민이나 관광객이 전통공예품을 하나 사려고 해도 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에게 연락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정부가 나서 전통공예를 지키고 다음 세대에 전해줘야 하는데 민간이 먼저 나서서 서울역에 전통공예판매장을 냈다는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사명감 하나로 우직하게 전통을 지켜온 장인들이 햇빛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옛 기무사 터에 짓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한쪽 구석에 종친부 이전 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미술관 공사현장을 매일 보고 있다. 완공이 멀지 않았다는 소식은 미술계 인사들뿐 아니라 나와 같은 장인의 마음도 설레게 한다.



 미술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이 마무리돼 가면서 현재 서울관 역할을 하고 있는 덕수궁 석조전 별관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지하 3층, 지상 3층으로 전체 면적 5만2627㎡에 달하는 규모로 지어진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면서 열악한 전통공예를 위해 방 한 칸 내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들기도 한다.



 마침 현재 남아 있는 전통공예는 조선시대 상류사회 문화와 그 맥이 닿아 있는 것이 많이 있다. 대목장·소목장·금박장·나전장·칠장·화혜장·갓일·두석장·염장 등 일일이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궁궐을 관람하면서 눈으로 우리 문화를 체험하고 전통공예센터에서 전통공예품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 그 문화를 향유하도록 유도한다면 전통공예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면을 고려했을 때 덕수궁 석조전 별관은 다시 없을 좋은 장소임에 틀림없다.



 전통공예와 현대미술도 다 같은 한국 문화이고, 지금의 현대미술도 미래 어느 시점에는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현대미술에 비해 홀대받아 왔던 전통공예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해마다 개최되는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의 대통령상·국무총리상·문화체육관 광부장관상 등은 본 협회에서 보관하고 있으나 상설 전시장이 없는 관계로 사장(死藏)돼 있는 실정이다. 또한 매년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행사장을 구하지 못해 이곳저곳을 옮겨다니고 있다.



 덕수궁 석조전 별관에 한국전통공예센터가 설립돼 나 같은 장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신응수 사단법인 한국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존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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