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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법’사라진 법사위 국감

김기환
사회부문 기자
“김지태씨에게 재산을 헌납하라는 강압은 있었지만 시효가 지났다는 정수장학회 1심 판결이 적절했나”(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 22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국회의원들은 오전 내내 엉뚱하게도 정수장학회를 물고 늘어졌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법무부(대한민국)가 나서 사과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하지 않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정수장학회 재판과 직접 관련이 없는 법무부로선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연신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언급이 적절치 않다”며 답을 피했다.



 오후 질의 때는 ‘출입국 기록 조회’ 논란으로 옮아갔다. 박영선(민주당) 의원은 “사정기관에서 수차례 내 출입국 기록을 조회했다”며 “법무부는 조회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야당 의원들은 “기록을 누가 조회했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국감을 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권 장관은 “수사와 관련이 있을 수 있어 제출할 수 없다”고 맞섰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감을 볼모로 개인 자료를 요구한다”며 장관을 거들었다. 결국 국감은 고성이 오가다 한 차례 중단 소동을 빚고 11시간여 만에 끝났다.



 최근 법사위 국감은 비슷한 풍경이 반복된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 국감에선 ‘MB 내곡동 사저 수사’가 도마에 올랐다. 박범계(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시형씨 계좌 추적도 제대로 안 했다. 특검에선 수사 똑바로 하라”고 지적했다. 18일 대검찰청 국감에선 새누리당 의원들이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다. 김회선 의원은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금감원 유병태 국장에게 압력성 청탁 전화를 한 데 대해 왜 수사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권성동 의원은 “문 후보가 민정수석을 지낼 당시 챙긴 수임료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사와 재판이 불가침의 성역(聖域)은 아니다. 하지만 국감장이 정치공세의 장으로 변질돼선 곤란하다. 국감은 1년에 한 번, 국민을 대표한 국회가 정부를 감시·비판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올해 법사위 국감에선 여야 의원들이 정치공세에 몰두하는 통에 최근 잇따른 성폭력·외국인범죄 대책이나 이슈로 떠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등에 대한 질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법무부 간부는 “자료를 산더미처럼 준비했는데 제대로 감사받은 게 없다”며 허탈해 했다. ‘법(法)’은 사라지고 ‘정치(政治)’ 공방으로 뒤덮여 버린 법사위 국감장. 이러려면 뭣하러 국감 한다고 애꿎은 공무원들 고생시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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