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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갈릴레이 재판 과학자 6명 끝내 실형

22일 클라우디오 에바(왼쪽)와 베르나르도 데 베르나르디니스가 선고를 듣고 있다. [라퀼라 AP=연합뉴스]
과학이 천재지변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까, 또 과학자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이탈리아 법원이 대지진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세계적인 지진학자 등에게 실형을 선고하자 세계 과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탈리아 “대지진 예측 못해 309명 희생 책임”
세계 과학계 “웃기는 판결”

 BBC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라퀼라 지법 마르코 빌리 판사는 22일(현지시간) 국립재난예측·대책위원회 소속 과학자 6명과 공무원 1명에게 “2009년 라퀼라 대지진을 예측 못해 309명을 숨지게 했다”며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징역 4년)보다도 높은 형량이다. 빌리 판사는 또 지진 희생자의 이름을 모두 호명하며 “피고인들은 지진 피해액 1020만 달러(약 113억원)를 배상하고 재판 비용도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로마에서 북동쪽으로 95㎞ 떨어진 라퀼라가 폐허로 변한 것은 2009년 4월 6일 새벽이다. 7만 명의 주민은 곤히 잠들었다가 변을 당했다.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254년 건설된 이탈리아의 첫 계획도시로 로마네스크·고딕·르네상스·바로크 양식을 모두 갖춘 ‘문화재 도시’ 라퀼라는 엉망이 돼버렸다.



  라퀼라 지역엔 지진 전 6개월 동안 수백 차례 약한 지진이 계속 감지됐다. 하지만 재난위원회 는 지진 경보를 발령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그로부터 6일 뒤 진도 6.3의 대지진이 라퀼라를 강타했다. 이탈리아 검찰은 “부정확하고 불완전하며 모순된 정보를 제공했다”며 재난위 소속 과학자와 공무원을 기소했다.



 피고인들은 세계적인 지진·지질 학자다. 판결을 앞두고 5200여 명의 과학자가 이탈리아 정부에 공개 항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미 NBC방송 등에 따르면 과학계는 “사실상 지진 예측은 불가능한데도 어떻게 과학자를 처벌할 수 있느냐”며 분노했다.



미 노스웨스턴대 세스 스타인 교수는 “이번 판결은 과학이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라고 비판했다. 오리건주립대의 크리스 골드핑거 교수도 “공공정책의 책임을 과학자에게 지우겠다는 생각은 웃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제2의 갈릴레이 재판’이라고 지적했다. 지동설을 옹호했다가 교황청의 재판을 받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경우에 빗댄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도 경보를 발령하면 더 큰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진학자들의 견해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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