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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블루오션 찾았다

“대형 조선사들이 하는 FPSO(해상 원유 생산·저장 기지)와 같은 해양플랜트요? 우린 안 합니다. 대신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 합니다.”



국내 첫 참치선 건조로 위기탈출 … 하성용 성동조선 사장

 23일 만난 하성용(61·사진) 성동조선해양 사장의 불황 극복 전략이다. 지난해 8월 대표로 취임한 그가 구조조정 중인 회사의 경쟁력을 찾기 위해 고심하다 내린 결론이다. ‘니치마켓(틈새 시장)’을 찾자는 것이다.



 경남 통영에 있는 중소 조선업체 성동조선해양은 2010년 국내 업체 최초로 참치선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조그룹으로부터 참치선 한 척(1900t급)을 수주한 이후 지금까지 국내 원양어업 회사들과 총 5척의 수주계약을 맺었다. 참치선은 성동이 주로 건조하던 중·대형급(10만~20만t급) 상선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은 1900~2000t밖에 안 된다. 국내 조선소가 호황기 때 덩치 큰 선박을 짓는 데 중점을 두다 보니 대만업체가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기침체로 상선 가격이 폭락하자 첨단 설비를 갖춰야 하는 참치선은 작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배로 떠올랐다. 현재 1900t의 참치선 가격은 2500만 달러 선으로, 8만2000t급의 화물선 가격과 비슷하다.





성동조선해양이 지난 8월 완성한 첫 참치선 ‘사조 콜롬비아’호(1900t). 길이 79.6m, 폭 14.5m, 높이 8.5m로 사조산업이 발주했다. [사진 성동조선해양]
 하 대표는 현재 조업 중인 참치선 대다수가 노후해 교체시기가 왔다는 것에 주목했다.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의 통계연보에 따르면 379척의 국내 원양어선 중 21년 이상 된 어선이 약 84%(318척)에 달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업체의 배도 대다수가 20년이 넘은 노후선으로 파악됐다. 하 사장은 “올 8월 사조에 인도한 첫 배가 태평양에서 조업하는 걸 보고, 현재 유럽과 남미 쪽 선사에서 10여 척의 수주 상담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성동조선해양은 2001년 대형 조선소에 선박 블록을 납품하는 블록제조업체로 출발했다. 2004년 신조선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07년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8위 조선소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상선 수요부터 줄자, 이런 종류의 배만 만들던 중소 조선소는 직격탄을 맞았다. 성동조선해양도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로 인해 1조4000억원의 손실까지 입자 위기가 왔다. 결국 2010년 8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그런 와중에 이 회사 대표로 취임한 하 사장은 ‘차별화 전략’을 찾는 데 골몰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그는 “이제 그냥 있어도 배를 수주하는 때는 지났고,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게 과제였다”고 말했다. 우선 채권단으로부터 2조원가량의 자금 지원을 끌어내 유동성을 확보했다. 기존에 대형 선사에 비해 비싸게 들여오던 강재 가격을 낮추는 등 원가절감에 안간힘을 썼다.



 하 사장은 앞으로 참치선에 주력하되, 해양플랜트 분야 중 ‘초급 단계’에 속하는 부유식원유저장설비(FSO)도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그는 “내년부터 채권단 자금 지원 없어 자력 생존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했고, 수년간 지속된 수주결핍을 채워나갈 일만 남았다”고 전했다. 위기 상황에도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정부로부터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렇게 하소연한 그는 2014년 후반기엔 조선업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경기가 회복됐을 때 중소형 선박시장을 중국에 다 뺏기지 않으려면 기술력 있는 중소조선업체는 살 수 있게 지금 지원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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