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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주변서 담배 피면 과태료 5만원

15일 낮 12시 서초2동 서초구청어린이집 앞 도로. 회사원을 상대로 하는 식당가가 형성돼 있는 곳이다. 점심시간에 맞춰 나온 사람들은 삼삼오오 식당을 찾아다닌다. 이들 중 한 손에 담배를 든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파란색 조끼를 입은 구청 단속요원들이 금연 계도활동을 펼쳤다. 손바닥 만한 노란색 카드를 나눠줬다. 카드엔 어린이집 경계로부터 10m 이내는 금연구역이므로 흡연 시 다음해 1월 1부터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15일 서초구 단속요원들이 서초구청어린이집 앞 도로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어린이집·유치원 주변 금연구역 지정’ 계도활동을 하고 있다.

서초구는 국내 최초로 어린이집·유치원 주변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계도·홍보활동을 15일부터 시작했다. 국민건강증진법상 학교는 건물뿐 아니라 운동장, 주차장 등 부속시설까지 금연구역이다. 담장이 보호 역할도 해준다. 반면 어린이집은 시설 실내만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복합 건물 안에 상점들과 함께 있는 곳도 있어 어린이집 밖의 담배연기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서초구에는 어린이집 178개소와 유치원 23개소 총 201개소의 보육시설이 있다. 이곳 주변을 모두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중 아파트 내에 위치한 가정형 어린이집 63개소와 유치원 5개소, 학교 병설 유치원 5개소를 제외한 128개 보육시설 주변에서 계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계도활동은 구청 금연지도단속요원 18명이 맡았다. 이들은 강남대로에서 흡연단속 활동을 해왔다. 회사원 출근 시간인 오전 9시, 점심시간인 낮 12시, 영유아 퇴원 시간인 오후 3시 하루 세 차례 한 시간씩 시설을 바꿔가며 계도한다. 2인 1개조로 움직인다.

박용걸(54) 서초구보건소 금연관리팀장은 “보육시설이 관내에 많기 때문에 상황을 보고 구청 직원들도 적극적으로 활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조치에 대해 학부모, 보육교사는 물론 흡연자들도 반겼다. 길을 지나다 요원에게 설명을 들은 한 흡연자는 “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어린이를 위해 보육시설 주변에선 당연히 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박주영(33)씨는 “정말 잘한 일이다. 어린이집 주변뿐 아니라 횡단보도와 이미 시에서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버스정류장에서도 단속을 엄격히 했으면 좋겠다. 이곳들은 아이들이 어쩔 수 없이 오랫동안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혜미(37) 보육교사는 “야외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 때 주변을 지나가는 흡연자 때문에 담배 연기를 맡을 때가 많았다. 어린이집 실내에 담배연기가 들어와 환기를 위해 문을 열 때도 많다. 환절기엔 비염을 달고 사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런 상황이 안타까웠다”며 “이번 조치가 이뤄져 반갑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지적됐다. 먼저 건축물 경계선으로부터 반경 10m 내라는 거리가 적당한 지와 과태료 부과가 실제로 가능한 지다. 한 흡연자는 “정책은 좋다고 보지만 10m 거리를 가늠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구청은 보육시설 측 의견에 따라 금연구역 범위를 정했다고 했지만 실질적인 과태료 부과를 위해선 앞으로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박 팀장은 “관내 원장·보육교사 161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 조사를 실시해 의견을 들었다. 또한 대부분의 어린이집 앞 도로는 6~8m이고 흡연자들이 과잉 규제라는 불만을 표시하지 않는 거리가 10m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이집 주변 도로 바닥에 금연 구역 표시를 하거나 안내문을 세우는 등 여러 조치 사항을 고민 중에 있다”고 밝혔다. 법적 어려움도 있다.

국민건강증진법 9조 4항에는 연면적 1000㎡ 이상 건축물만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달리 말하면 연면적 1000㎡ 미만 건축물에 있는 어린이집은 다른 층이나 점포에서 실내 흡연을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실외는 규제하지만 정작 실내는 규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박 팀장은 “현재로선 이런 건축물은 ‘행정 지도’만이 가능할 뿐”이라고 답했다.

  글=조한대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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