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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박 영업준비 중, 문 C- 학점, 안 궤도이탈”

박근혜 후보 캠프 영입설이 있었던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정책학부 교수, 안철수 후보의 경제 멘토로 알려진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세 사람이 같은 날 경제민주화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특정 후보 진영에 소속되진 않았지만 이념적으로 각 후보 진영과 가깝다고 분류되는 전문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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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 교수는 세 후보 모두에게 날 선 비판을 날렸다. 17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과 시장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경제민주화, 생산적 대안은’ 정책토론회에서다. 그는 문재인 후보 캠프 정책에 대해서는 “‘경제민주화·무상복지·성장·일자리’라는 네 바퀴로 굴러가는 ‘사륜구동론’을 펼치고 있지만 감히 말하건대 이는 ‘잡탕’”이라며 “이런 리포트를 제출하면 ‘C-’를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제민주화 관련 규제조항이 50여 개인데, 한계 중소기업 문제는 지적하지 않는다. ‘대기업은 악, 중소기업은 선’이란 인식이 깔려 있다”는 비판이다.

 안철수 후보 캠프 정책에 대한 평가도 혹독했다. 그는 “중소·중견기업이 고용을 늘리면 1인당 연간 1000만원 이상 보조금을 지원한다는데, 300만 개 중소기업이 한 명씩만 늘려도 30조원”이라며 “4대 강 사업에 맞먹는 예산을 쏟아붓겠다는 건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안 후보 캠프가 주장하는 계열분리명령제·재벌개혁위원회를 두고는 “분기탱천한 대학원생이 만든 정책 같다”고 꼬집었다. 송 교수는 “안 후보가 국민에게 물어보는 정치를 한다면 노동조합·시민단체를 활성화해 재벌 스스로 개혁하도록 해야 하는데, 결국 기존처럼 ‘보복’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며 “안철수는 궤도를 이탈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도 날카로운 평가를 피하진 못했다. 송 교수는 박 후보 사진이 담긴 자료화면을 가리키며 “박 후보는 ‘영업 준비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주방장 백)’다.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 말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의 설명에 토론회 방청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송 교수는 대안으로 ‘삼륜차론’을 펼쳤다. 한쪽은 경제민주화, 다른 쪽은 복지인 두 뒷바퀴가 ‘일자리 창출’이란 앞바퀴를 향해 밀고 나가는 걸 ‘삼륜차’에 비유했다. 삼륜차가 앞으로 나가기 위한 동력은 ‘노노(勞勞) 연대’에서 나온다. “노동자가 ‘일자리 나누기’로 고용을 늘리면 기업은 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세금을 더 내고, 이 세금으로 정부는 노동자에게 복지를 제공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면서 왜 민주노총 같은 ‘힘센 노조’ 책임은 묻지 않느냐”며 “경제민주화를 하려면 기업이 아니라 노동시장에 개입해 ‘노노연대’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김병준 교수도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그 말 자체가 정치적 전략이 포함된 정치적 수사”라며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경제는 글로벌화됐는데도 ‘민주화’라는 말을 붙여 국내 경제질서로 지나치게 문제를 좁히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민주화를 말한다면 경제 문제를 구조적·시스템적으로 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정부, 특정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란 뜻이다. 그는 “5년 전엔 노무현 때문에, 지금은 이명박 정부 때문에 경제가 안 된다고 한다. 만약 그렇다면 나는 춤추겠다. 이 정부는 곧 끝나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부가 바뀐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걸 먼저 인식하라”는 뜻이다.

 그는 정치권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시장의 실패는 곧 정부의 실패이고 이는 정치의 실패”라며 “우리 정치부터 나아지고 시민사회나 공동체가 제 역할을 해야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경제민주화가 이념 경쟁으로 흐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사단법인 오피니언리더스클럽(OLC) 경제기자회 정례포럼에서다. 그는 “선명성 경쟁으로 이념에 매몰돼 극단적이고 완벽한 개혁을 추구하면 사회긴장만 키우고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대신 “가시적 성과를 통해 현상을 개선·진화·발전시키는 점진적·단계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 이슈를 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촉발했지만 결국 새누리당에 부담이 될 것으로 봤다. 이 전 부총리는 “새누리당은 태생적 한계 때문에 선명성 경쟁이나 정책의 적극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재벌개혁이 아니다”고 했다. 재벌개혁은 경제민주화의 일부일 뿐이라는 거다. 순환출자 금지 등과 같은 소유 규제 정책만으로는 재벌개혁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는 “소유 규제와 함께 구체적인 위법행위를 감시하는 행위 규제가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총수 일가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무죄’ 입증 책임을 아예 총수에게 지우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래야 총수가 “나는 몰랐다”고 뒤로 빠지고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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