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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써봐야 벌 수 있다” 직원들 호화 해외연수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의 총지배인인 브라이언 백. 그는 부산에서 태어나 10살 때 미국에 이민을 간, 웨스틴조선호텔 첫 한국계 총지배인이다. [김경빈 기자]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의 식음료팀 직원인 한명희(31)씨는 지난달 도쿄에서 하루치 방값으로 약 80만원씩 사흘을 썼다. “리츠칼튼·만다린오리엔탈·콘래드에서 차례로 묵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엔 스위트룸을 잡았다.

 식사는 최고급 식당에서 했다. 파크하얏트호텔의 양식당과 미슐랭에서 별을 받은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한 끼에 평균 15만원을 썼다. 한씨는 “호텔마다 포크·나이프 놓는 법, 예약 시스템이 다 달랐다”며 “계란 요리 하나까지 샅샅이 보고 왔다”고 말했다.

 웨스틴조선호텔 직원 36명은 지난달부터 9팀으로 나눠 이 같은 해외 연수를 받고 있다. 일본·홍콩·싱가포르에서 특급호텔을 체험하고 온다. 7월 부임한 브라이언 백(46) 총지배인이 제안한 프로그램이다. “눈을 높이고 오라”며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다. 한 해 4억원을 들여 80명씩 외국에 보낼 계획이다.

 직원들에게 최고급 체험을 시키는 것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 전 세계에서 최고급 서비스를 맛보며 점점 높아지는 고객들 눈높이에 맞추려면 직원들이 최고 서비스를 경험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백 총지배인은 “호텔 사업은 이렇게 돈을 써봐야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지배인으로 온 첫 달에 직원 900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게 했다. 레스토랑 담당에게는 ‘객실·스위트룸 수’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객실 예약 담당에게는 ‘호텔 일식당의 최고가 메뉴 가격’을 물었다. 제일 좋은 메뉴가 뭔지 객실 손님이 물었을 때 바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처음엔 0점을 받은 직원이 꽤 됐다. 그는 “한국 호텔 직원들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지만 다른 분야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지난 석 달 수시로 시험을 치른 결과 지금은 직원들 성적이 꽤 올라갔다고 한다. 백 총지배인은 “호텔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직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 이외의 분야까지 알도록 해야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총지배인은 호텔과 늦게 연을 맺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후 괌·사이판·하와이 지역의 개발을 컨설팅하는 일본계 회사에 취직했다. 골프장 디자인, 빌딩 건설 같은 일을 맡아 하다가 같은 일을 하는 회사를 차렸다. 웨스틴호텔과 개발 사업을 함께했던 것을 계기로 사업을 정리하고 호텔에 들어왔다. 1999년 웨스틴 리조트 괌에서 마케팅 이사로 시작했다. 그는 “매일 밤 11시까지 호텔에 남아 예약 건수, 레스토랑 이용객 수 같은 자료를 만들어 보며 공부했다”며 “고객 동선이나 서비스도 실제로 지켜봤다”고 했다. 부족한 경력을 보충하기 위해 호텔을 ‘공부’한 것이다.

 6년 만에 괌의 셰러턴 리조트 총지배인으로 발령받았다. 셰러턴은 웨스틴과 함께 미국 호텔 업체 ‘스타우드’ 계열이다.

 그는 웨스틴조선호텔엔 처음으로 온 한국계 총지배인이다. 부임하고 몇 가지 규칙을 바꾸기도 했다. 그간 서양인 총지배인들이 놔둔, 한국 문화에 맞지 않는 글로벌 규칙들이다. 예컨대 ‘고객과 10피트(3m) 거리에서 눈을 맞추고 5피트(1.5m)에서 인사하라’는 ‘10-5 규칙’ 같은 것이다. 백 총지배인은 이를 한국식에 맞춰 1m 정도에서 인사를 하도록 했다. 그는 “바꿔야 할 외국 기준이 많다”며 “첫 한국계 총지배인인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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