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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통 부족했던 서남표식 개혁

학내갈등으로 사임 압력을 받아왔던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내년 3월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그동안 총장 거취를 둘러싸고 벌어져 왔던 학내 분규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 총장은 사퇴 시기를 거의 5개월 뒤로 미룬 데다 자신의 사퇴를 요구해 왔던 오명 KAIST 이사장의 동반사퇴까지 요구했다. 이왕 물러나려면 당장, 아무런 조건 없이 깨끗하게 떠나는 게 본인의 명예나 KAIST의 새로운 출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KAIST 사태는 아무리 좋은 의도의 개혁이라도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으면 되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서 총장은 부임 이후 경쟁 위주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교수 정년을 보장하는 테뉴어 심사, 재임용 심사를 강화해 40명을 탈락시켰다. 전 과목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게도 했다. 학생 전원이 등록금을 면제받았던 ‘과학기술 중심 대학’ KAIST에 성적에 따라 수업료를 차등 납부하게 하는 징벌적 등록금제까지 도입했다.



 문제는 경쟁을 강조하는 이런 개혁 조치가 지나치게 일방통행식으로 이뤄져 교수와 학생의 반발을 불렀다는 점이다. 그 결과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가 퇴진을 요구하는 등 학내 분규가 벌어져 대학의 에너지가 분산되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물론 서 총장이 일련의 개혁 조치로 KAIST와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준 것은 평가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이에 걸맞은 노력과 각오, 그리고 기득권 포기가 필요하다. 교수와 학생이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도록 수시로 자극을 주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조직의 개혁은 리더가 홀로 하는 게 아니고 구성원들과 함께하는 것임을 충분히 고려했어야 했다. 교수와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이들을 설득해 자발적인 참여 의욕을 북돋우는 소통의 리더십이 아쉽다.



 KAIST는 총장 교체와 무관하게 앞으로 과학기술 교육·연구 중심대학으로서 자기혁신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다시는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소통의 방법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는 비단 KAIST만이 아니고 한국 대학 전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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