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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475> 기내식의 세계

김한별 기자
 “여행의 첫 설렘” “여행의 시작과 끝”. 여행작가들은 흔히 기내식을 이렇게 묘사한다. 해외여행을 떠나며 비행기 안에서 먹는 기내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고 그 자체로 여행의 일부라는 의미다. 오죽하면 서울 홍대 앞에 기내식처럼 식판에 음식을 담아내는 여행카페·기내식카페가 인기를 끌겠는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양대 국적 항공사를 중심으로 ‘기내식의 세계’를 소개한다.

기내식은 항공사가 비행 중 승객에게 제공하는 음식을 가리킨다. 1919년 영국 런던~프랑스 파리 정기노선을 운항하던 여객기에서 샌드위치·과일 등을 종이상자에 담아낸 게 효시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1969년 대한항공이 국제노선에 취항하며 처음 기내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일개발이 기내식 공급을 담당했는데, 초기에는 반도호텔 김포공항 분점에서 만든 음식에 의존했다고 한다. 기내식 공급이 본격화된 것은 하루 200식 규모의 독자적인 기내식 제조시설을 김포공항에 갖춘 후부터다. 2001년 인천공항에 문을 연 대한항공의 새 기내식 센터는 하루 4만식 2만여 종의 메뉴를 만들고 있다.

비행시간 따라 음식 종류·횟수 달라져

국적기들은 다양한 한식 메뉴를 개발해 기내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가 각각 최근 선보인 단호박 속에 밤·대추 등을 넣고 지은 영양밥(왼쪽)과 김치베이컨말이를 곁들인 스테이크. [중앙포토]

국제선 비행기를 타면 좁은 공간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한다. 때문에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잘 안 된다. 더구나 기내는 지상보다 기압이 낮다. 소화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가스가 팽창해 속이 더부룩해지기 십상이다. 때문에 기내식은 소화가 잘 되고 칼로리가 낮은 식품으로 구성되는 게 보통이다.

 종류는 음식 상태에 따라 샌드위치 같은 ‘찬 음식(cold meal)’과 밥·국수 등 ‘따뜻한 음식(hot meal)’으로 나뉜다. 통상 비행시간 2시간 이내 노선에선 찬 음식, 2시간 이상에선 따뜻한 음식이 제공된다. 이유는 기내식을 준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통상 케이터링 업체가 급속냉장해 공급한 음식을 승무원들이 갤리(Galley, 기내 주방)에서 전기오븐으로 데워 서빙하는 데는 1시간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비행기는 이륙해 순항고도에 오르는 데 30분, 착륙 준비에 30분 정도가 걸린다. 이 시간에는 음식을 서빙할 수 없다. 때문에 비행시간이 총 2시간은 돼야 따뜻한 음식을 승객들에게 낼 수 있다는 게 항공업계 얘기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일본 노선의 경우 나고야를 기준으로 나뉜다. 비행시간이 짧은 나고야 서쪽행은 찬 기내식, 긴 동쪽행은 따뜻한 기내식을 제공한다. 하지만 음식의 단가 차이는 없다”고 밝혔다.

 기내식 횟수도 비행시간에 따라 결정된다. 비행시간이 6시간 이내면 한 번, 6시간 이상이면 두 번 식사가 제공된다. 항공사들은 통상 순수입의 4~6%를 기내식 비용으로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단가는 각사의 ‘영업비밀’이다. 대략 한 끼에 이코노미석은 1만~1만5000원, 비즈니스석은 4만~5만원, 일등석은 1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코노미·비즈니스·일등석 기내식 단가가 각각 3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동치미 국수 vs 김치찌개

국적기들은 최근 한식 기내식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 승객 가운데서도 한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일 단호박 속에 밤·대추·잣 등을 넣고 지은 영양밥과 동치미 국수를 새 메뉴로 선보였다. 다음 달부터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일등석과 프레스티지(비즈니스)석에 ‘건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비빔밥·비빔국수 기내식을 개발해 1998년과 2006년 국제기내식협회(ICFA)가 주는 머큐리상 금상을 타기도 했다. 흔히 ‘기내식 분야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상이다.

 후발주자인 아시아나 항공은 김치 메뉴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 일등석 두 번째 식사 메뉴로 김치찌개를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3~4월 두 달간 해당 노선 비행기에 탄 한국인 승객 전원, 외국인 승객 절반 이상이 김치찌개를 선택했다고 한다. 7월에는 김치베이컨말이·김치도리아 같은 메뉴도 선보였다. 아시아나 측은 “냄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요즘 항공기는 기내 환기가 잘 돼 큰 문제는 없다. 기존에 서비스하던 라면 정도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대한항공은 백김치·물김치 등만 서비스하고 있다.

이틀 전 주문하면 특별식도 가능

인종이나 종교에 따라 기피하는 음식이 있다. 무슬림(이슬람 교도)과 유대교도는 돼지고기, 힌두교도는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

 채식주의자들도 음식을 가린다. 육류·생선·유제품은 물론 양파·마늘 등 뿌리식품까지 먹지 않는 엄격한 인도식 채식주의자(Vegetarian Jain Meal)가 있는가 하면 계란·유제품은 먹는 상대적으로 덜 엄격한 서양채식주의자(Vegetarian lacto-ovo Meal)도 있다.

 항공사들은 승객들을 위해 특별 기내식을 제공한다. 보통 탑승 48시간 전에 예약센터를 통해 주문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종류는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대한항공은 종교식·채식 외에 저지방·저열량의 환자식, 영·유아식 등 총 23종류의 특별식을 서비스하고 있다.

기장·부기장은 다른 메뉴 먹어

항공기 승무원들도 기내식을 먹는다. 하지만 승객들과는 메뉴가 다르다. 어쩌다 한 번 기내식을 먹는 승객들과 달리 자주 기내식을 먹기 때문이다. 통상 자체 품평회를 거쳐 승무원 본인들이 원하는 메뉴, 특히 한식 위주로 메뉴가 구성된다.

 승무원 가운데 기장과 부기장은 항공기 안전을 위해 서로 다른 기내식을 먹는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식중독 등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참고=‘기내식 품질 특성이 서비스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은희, 2011), ‘국내 항공사 이용객의 기내식 만족도’(김선아,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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