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류창 가족사, 한·중·일 근현대사 축소판

야스쿠니 신사에 방화 지난해 12월 류창이 지른 불에 그을린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 문 기둥. 류창은 한국에 입국해 자신이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다(사진 왼쪽). [도쿄=연합뉴스] 일본대사관엔 화염병 지난 1월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류창이 화염병 4개를 대사관으로 던지다 붙잡힌 뒤 경찰이 경계를 강화한 모습(오른쪽). [서울=뉴시스]


만기출소를 앞둔 중국인 류창(劉强·38)의 신병 처리가 한·중·일 외교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영토 갈등과 과거사 문제에 이어 3국의 외교 갈등을 더 악화시킬 불씨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외증조부 항일운동, 외할머니 위안부, 본인은 야스쿠니·일본대사관 방화



 우리 정부가 그를 법대로 처리하기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영어강사와 심리치료사로 일했던 류창은 지난해 10월 “동일본 대지진 피해자들을 돕겠다”며 자원봉사를 위해 일본에 입국했었다. 그의 여자친구도 일본인이라고 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4시15분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靖國)신사의 문에 불을 질렀으나 잡히지 않고 당일 한국으로 입국했다. 그러다 1월 8일 서울의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지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그는 “일본 정부가 60년이 지났는데도 과거사를 인정하지 않고 책임도 지려 하지 않는 사실에 분노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일제 때 외할머니가 일본군에 의해 중국 남부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했다고 공개했다. 야스쿠니신사에 불을 지른 날도 외할머니의 생일을 택했다고 했다. 외증조부는 항일운동을 하다가 고문으로 숨졌다고 한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체포된 그는 5월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범행이 미수에 그쳐 별다른 피해가 없다”며 비교적 관대한 처벌을 내렸다. 류창은 항소했지만 8월 서울고법에서 1심 형량이 확정됐다.



 그가 다음 달 초 형기를 채우면 한국 정부의 사법처리 절차는 종료된다. 이어 한·일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그의 신병을 일본에 인도해야 할지, 우리 사법부가 판단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문제는 법대로 하기엔 외교적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연초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가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에게 류창에 대해 선처를 요청했고, 7월에 방한한 멍젠주(孟建柱 ) 중국 공안부장(장관)도 김성환 외교부 장관,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만나 류창의 신병 문제를 거론했다. 중국 정부는 류창 사건을 단순한 방화가 아니라 일본의 과거사와 관련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국내의 일부 사회단체도 이와 비슷한 시각이다. 이게 우리 정부에 적잖은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단순히 조약에 따라 일본에 넘기면 국내의 위안부 관련 시민 단체들이 반발할 수 있고, 중국에 보내면 중국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를 고려해 법무부는 한때 류창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요건 미달이라는 잠정 결론을 냈다고 한다. 또 학계 일각에선 류창을 정치범으로 인정해 석방한 뒤 중국에 보내는 방안을 정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범은 범죄인 인도조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