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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변화 외치지만 … 안철수 대기업 압박, 문재인보다 셀 듯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14일 서울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정책을 발표했다. 오른쪽부터 장하성 고려대 교수, 전성인 홍익대 교수, 이봉의 서울대 교수,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 신현호 전 KPMG 상무가 기자회견장에서 안 후보의 발표를 듣고 있다. [김경빈 기자]

안철수 후보의 공식적인 재벌 개혁 방안은 ‘스스로 변하라. 안 하면 강제로 변화시키겠다’로 요약된다.

 재벌 개혁 강도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비슷하다. 상대적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용한 흔적이 역력하다. 회사 기회유용에 의한 부당이익에 대한 과세를 신설하겠다는 부분이 눈에 띈다. 사실 회사 기회유용을 제재하는 내용은 재계의 반발에도 올해 상법 개정안에 반영됐던 것이다. 그러나 이게 유명무실했다.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지 않은 총수 일가에는 적용 불가, 무력한 조항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상법의 회사 기회유용 제재 조항에 따라 주주가 소송을 하더라도 승소에 따른 이득은 회사에 귀속되기 때문에 주주가 굳이 소송을 할 인센티브가 없었다”고 말했다. 안 캠프는 사실상 ‘사문화된 법조항’을 다른 법인 세법을 통해 강력한 개혁 수단으로 탈바꿈시켰다.

 시장 실패를 적극적으로 교정하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공정거래 관련법 위반에 국가소송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소송의 이익이 별로 없어 재벌의 불법행위 교정에 주주들이 나서지 않을 경우 국가가 직접 나서겠다는 것이다.

 안 캠프의 금산분리 정책은 문 후보와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 계열분리명령제와 결합하면 더 세질 개연성이 있다. 안 캠프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에 대한 계열분리명령제 도입을 예고했다. 어떤 금융회사가 포함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삼성생명 등 몸집이 큰 제 2금융권 회사가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부분은 아직 안 캠프 측이 도입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과도 관계가 있다. 중간금융지주회사가 의무화되면 ‘이재용 사장 →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의 소유구조 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모두 순환출자 금지 등 재벌의 소유 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지주회사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둘 중 어느 한쪽은 터줘야 재벌이 변화할 수 있는데 양쪽을 다 막아놓으면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며 “이건 명백히 잘못된 정책”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비상장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완화(50%→30%) 등으로 지주사 전환을 유도했다.

 재계는 잇따른 재벌개혁론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논평에서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장기 저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이 대기업 때리기 위주의 정책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김영훈·이가영·한애란 기자  

◆회사 기회유용=회사의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총수 일가가 가로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행위. 잘나가는 회사 내 특정 사업부를 독립된 회사로 분할하면서 총수 일가가 지분의 상당 부분을 소유하는 게 대표적이다. 지난 4월 개정 상법은 회사 기회유용으로 손해를 발생시킨 이사에게 주주가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등기이사가 아닌 총수 일가엔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집중투표제=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할 때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할 수 있는 제도다.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가지는 ‘단순투표제’와 달리 1주마다 선임 예정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가진다(의결권=보유주식수X선임예정 이사 수). 소액주주는 자신이 투표할 전체 의결권을 한 후보에 집중시켜 경영진을 감시할 사람을 이사로 선임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는 1999년 도입됐지만 기업이 정관으로 이를 배제할 수 있다.

◆다중 대표소송제=자회사나 손자회사 경영진의 잘못된 결정으로 그 회사에 손해가 났을 때 모회사 주주가 직접 자회사·손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제도. 총수 일가가 비상장 자회사·손자회사를 이용해 불법·편법을 저지르는 걸 견제할 수 있다. 손자회사는 빼고 자회사로 소송 제기 범위를 한정한 걸 ‘이중 대표소송제’라고 한다. 2007년 법무부가 이중 대표소송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소송 남발이 우려된다는 재계 반발에 결국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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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