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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신분증·인화물질, 정부중앙청사 출입구 무사 통과

서울 세종로의 정부중앙청사는 총리실을 비롯해 정부의 중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부처들이 모여 있는 핵심 국가시설이다. 공무원 등 상주 인원만 3800명에 달한다. 민원인도 하루 1000명이 넘는다. 늘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 같은 정부중앙청사가 뚫렸다. 가짜 출입증을 앞세운 60대가 별 제지 없이 청사 사무실까지 들어가 불을 지르고 투신을 했다. 이처럼 허술한 보안에서는 테러 목적으로 침입하더라도 막지 못 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14일 오후 서울 정부중앙청사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에 불을 지른 뒤 투신자살한 김모씨가 청사 내 18층 복도를 걸어가는 모습이 폐쇄회로TV(CCTV)에 찍혔다. 김씨는 가짜 신분증을 이용해 들어갔다. [연합뉴스]
 14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소에 따르면 평소 청사 정문과 후문에는 경찰이 24시간 경비를 선다. 공무원증이나 청사출입증을 제시해야만 철문을 열어준다. 민원인은 후문 옆 민원실에서 신분과 방문목적 확인을 거쳐 임시방문증을 받아야 한다.

 청사 1층 로비 입구 양측에는 금속탐지대가 설치돼 있어 방문객의 짐을 조사한다. 이어 자동개폐식 출입통제 개찰구(스피드게이트)를 통과해야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이 게이트는 무선주파수인식장치(RFID) 칩이 내장된 신분증이나 출입증을 갖다 대야만 열린다. 휴일에는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다.

 문제는 출입 확인 절차가 치밀하지 않다는 점이다. 출입증 소지 여부만 확인할 뿐 얼굴과 소속 등을 대조하지 않는다. 스피드게이트도 평소 4개의 출입구 중 한 개는 그냥 열어둬 출입증을 대지 않고도 통과할 수 있다. 정부중앙청사 이진우 방호안전팀장은 “게이트를 모두 닫아두면 많은 사람이 일일이 출입증을 인식시키느라 복잡하고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숨진 김모씨가 가지고 있던 가짜 공무원증(왼쪽). 얼핏 진짜 공무원증(오른쪽)과 유사해 보이지만 왼편 상단에 정부 마크가 없고 오른편 아래에도 소속부처가 적혀 있지 않다. 줄무늬 색상도 차이가 난다.
 휴일엔 더 허술하다. 1층 로비에 출입대장을 비치해두고 출입목적과 시간, 소속 부처 등을 적게 하지만 방호원들이 거의 확인하지 않는다. 스피드게이트 하나도 늘 열려 있다. 이 게이트만 통과하면 청사 내부를 사실상 자유로이 다닐 수 있다. 장관 집무실까지도 별 제지 없이 갈 수 있다.

 숨진 김모씨는 이 같은 상황을 이용한 것 같다. 그는 공무원증과 유사해 보이는 가짜 신분증을 앞세워 경찰과 방호원 앞을 통과했다. 또 열려있는 스피드게이트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18층까지 쉽게 올라갔다.

윤석만·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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