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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반에 반토막 … 남해안 조선벨트 무너진다

통영 신아sb 조선소에서 10일 배 두 척의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말 배가 완성되면 조선소는 개점 휴업 상태가 된다. 선박 부품이 쌓여 있어야 할 야적장은 대부분 텅 비어 있다. [통영=송봉근 기자]


지난달 20일 밤 경남 통영시 도남동 미륵도. 예년 같으면 불야성을 이룰 이곳 식당가엔 인적이 드물었다. 대다수 음식점이 ‘개점 휴업’ 상태여서다. 조선소 부근 건물마다 1층을 제외하고 건물 전체가 텅 비어 있었다. 출입구나 창문에는 ‘임대문의’ 플래카드가 고객들을 대신했다. 이곳 라베르관광호텔의 하재구(47) 지배인은 “조선소 앞 식당 주인 중 현재 자기 가게 문은 닫아 놓고 통영 시내에서 아르바이트로 식당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꽤 많다”고 전했다. 그는 “조선소 성업으로 1997년에도 외환위기를 몰랐던 통영은 지금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수주 끊겨 지역경제 찬바람
중기 23곳 중 22곳 구조조정
통영 인구 한 해 800명 줄어



 중소 조선소가 밀집해 있는 남해안 조선벨트가 무너지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중소 조선사 23곳 중 한 곳(신안중공업)을 제외한 22곳이 구조조정 중이다. 이들 중 회생 가능성이 없어 파산 결정이 난 곳도 여러 회사다. 전남 목포에 있는 일흥조선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접고 조만간 매각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통영에 있는 삼호조선은 올해 파산했고, 인근에 있는 21세기조선은 곧 폐업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업종 전환을 한 조선소도 있다. 부산의 오리엔트조선은 신규 선박 수주가 끊기자 배를 수리하는 수리조선소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선박 발주가 나와도 금융권에서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해 주지 않아 수주를 못하는 중소 조선사가 많아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금융권이 중소 조선사를 지원하기보다 정리하는 데 초점을 둔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터진 후 중소 조선사의 위기는 가속화됐다. 유럽 재정위기까지 겹쳐 선박 발주량이 뚝 끊겼다. 영국의 조선·해운 조사기관 클락슨 리포트에 따르면 2007년 선박 발주량은 932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 달했으나 올해 1~9월 1430만CGT에 불과하다. 이에 중소 조선사가 직격탄을 맞았고, 이들과 함께 조선벨트를 이루고 있는 기자재 업체들도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 김해시 녹산공단에는 기자재 업체 100여 개가 밀집해 있는데, 10년째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50) 사장은 “주요 거래처가 구조조정에 들어가 납품 물량이 줄어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다”며 한숨 쉬었다.



 조선벨트의 붕괴는 남해안 일대 지방자치 경제마저 휘청거리게 만들고 있다. 조선사 5개가 밀집해 있는 통영의 경우 1년 사이 인구가 800여 명 줄었다. 박상재 통영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않은 조선소 직원까지 치면 더 많은 인구가 빠져나갔 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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