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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3년 됐는데 … 주인이 못 들어가는 아파트

공사대금을 못 받은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유치권을 주장하며 경기도 용인의 S아파트 정문을 컨테이너 박스로 막아놓고 있다. 이 같은 분쟁에 몸살을 앓는 아파트가 전국에 수십 군데로 추정된다. [김도훈 기자]


이모(57·회사원)씨는 지난 1월부터 경기도 용인의 여관을 전전하며 살고 있다. 경매로 낙찰받은 용인 S아파트(345가구)에 입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공사에 참여했지만 대금을 받지 못한 하청업체들이 유치권을 주장하며 정문에 지키고 앉아 아파트 출입을 막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38개 하청업체로 구성된 채권단협의회와 경매낙찰자가 각각 고용한 용역 100여 명이 충돌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이씨는 “이 아파트는 완공된 지 3년이 다 됐지만 입주자 없는 ‘유령’ 아파트”라며 “정당하게 산 아파트에 입주도 못하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슈추적] 건설사 줄도산 후폭풍



 이들의 입주를 막고 있는 하청업체들도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하청업체들은 시공사인 S건설이 2009년 11월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공사대금 263억원을 받지 못했다. 채권단협의회 관계자는 “이미 5개 업체가 부도나 길거리로 나앉았다”며 “하청업체 관련자만 수백 명인데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분양 현장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로 시작된 국내 건설사의 줄도산 사태로 인해 생긴 분양 사고는 수습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설사의 부도로 하청업체·입주자가 피해를 보는 아파트가 전국 수십 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분양을 받은 이들의 경우 대한주택보증(대주보)이 보상을 해 피해 정도가 덜하다. 하지만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하청업체와 입주를 주장하는 경매낙찰자들의 피해는 구제할 길이 없다. 하청업체가 유치권을 주장하고 나서면 ‘문제 부동산’이라는 낙인이 찍혀 아파트값이 떨어진다. 하청업체가 돌려받을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유치권 분쟁이 더 격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2010년 부도난 D건설이 충남 천안에 시공한 T아파트(160가구)는 첫 공매에서 1204억원이던 것이 50여 차례 유찰된 끝에 154억원으로 떨어졌다. 울산시 삼산동의 S아파트(188가구)도 2009년 공정률 98%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고 1943억원이던 당초 공매가는 583억원으로 떨어졌다. 용인의 S아파트도 2007년 분양 당시 4300억원이던 아파트값이 최근 140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대주보의 사고현장 피해구제 비용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국감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주택분양보증 사고에서 회수하지 못한 채권은 1조2081억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하도급 대금지급 보증제도를 보험가입 형태로 의무화하고 근로자 임금에 대해 우선 지불케 하는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대주보가 분양받는 이들에 대해 분양보증을 하는 것처럼 하청업체에 대해서도 이를 구제할 수 있는 보험을 만들자는 것이다.



명지대 권대중(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하청업체에 고용된 근로자의 임금을 우선 보상하게끔 하는 방향으로 보험제도를 만들면 아파트 보증사고 현장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보증사고=건설사 부도 등 정상적 주택분양이 힘든 사업장에 대해 대한주택보증이 지정한다. 이미 분양받은 이들은 돈을 돌려받거나 다른 건설사를 통해 재분양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공사 하청업체는 공사대금을 받기 어려워 준공된 뒤 입주자들과 분쟁을 빚기도 한다.



◆유치권=다른 사람의 물건·유가증권을 점유한 사람이 이에 대한 채권을 받을 때까지 이를 가질 수 있는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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