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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추가령 ~ 원산 운하 만들자 … 김석철의 큰 꿈

10일 오후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학술심포지엄에서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가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 2013 대통령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5년마다 열리는 대통령 선거를 각별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건축가가 있다. 2002년, 2007년에 이어 2012년에도 그의 바람은 여전하다. 역사·문화·경제가 어우러지는 ‘빅 디자인(도시설계)’을 개척해온 김석철(69) 명지대 석좌교수 이야기다. 대선을 계기로 국토 디자인의 청사진을 그려왔다.

『 … 2013 대통령 프로젝트』 출간
미래 한반도 국토 디자인 담아
세종시, 지방권 수도로 키우고
두만강 하구에 다국적 도시 건설



 게다가 그는 올해 두 차례 식도암·임파선암 수술을 받으면서도 구상과 집필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5개월간 병상에서 쓴 책이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 2013 대통령 프로젝트』(창비)이다. 내일의 한국사회에 보내는 간곡한 메시지다.



 그는 10년 전에는 위암 진단을 받았었다. 당시 의사가 “무조건 2년은 쉬어야 한다”고 했으나 1년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는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를 발표했었다.



 ◆‘행복한 암병동’ 5개월=『한반도 그랜드 디자인』의 비전을 조명하는 심포지엄이 10일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렸다. 민간싱크탱크인 세교연구소(이사장 최원식)와 한국지방발전연구원(이사장 윤여준)이 공동 주최했다. 발표 현장에서 마이크를 움켜쥐고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그의 몸은 힘들어 보였지만 비장한 힘을 느끼게 했다.



 “국가와 역사에 대한 마지막 의무라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 설계도를 병실 바닥 에 늘어놓고 도면을 그렸죠. 퇴원 전날 나도 모르게 도면 위에 ‘행복한 암병동’이라 쓰고 있었습니다.”



 2002년 이후 보완해온 그의 도시개혁 프로젝트는 기발하면서도 대담하다. 2002년엔 서울 재설계에 초점을 맞췄다. 청계천 복구, 광화문·시청광장 등이 포함됐는데 이에 관한 원초적 저작권은 그에게 있다. 2007년에는 중국 동부해안∼한반도∼일본 열도를 잇는 황해도시공동체와 새만금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2012년 그의 생각은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됐다.



 ◆지방권-수도권-북한권 3분=한반도 그랜드 디자인은 크게 ‘지방권 자립’ ‘수도권 혁신’ ‘북한도시 건설’로 분류된다. 지방권이란 수도권과 대비되는 용어로, 영·호남과 충청 지역을 아우른다. 한반도를 각각 인구 2500만을 가진 3부분, 즉 지방권-수도권-북한권으로 나눴다. 지방권과 수도권에선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고, 북한권에선 평화와 통일의 씨앗을 놓는 게 핵심 포인트다.



 지방권 자립안에는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지방권의 수도로 키우고, 국회까지 옮겨놓자는 주장이 들어있다. 그는 본래 수도 이전 반대론자였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행정부처가 옮겨간 세종시를 어정쩡하게 둘 수는 없다고 했다. 영·호남과 충청을 아우르는 통합공항을 신설, 농수축산물 해외 유통기지로 삼자고 제안했다.



 ◆남북한 공동 프로젝트=수도권에는 서울과 개성이 포괄된다. 구로 디지털벨리~남동공단∼개성공단을 잇는 산업도시회랑을 건설하자고 했다.



 북한권 개발은 두 가지다. 두만강 하구 다국적 도시 건설과 동해의 원산항~서해의 인천항을 운하로 잇는 방안이다. 두만강 하구는 북한·중국·러시아의 국경이 접하고, 시베리아와 만주 횡단철도의 시발점이며, 미국·일본이 유라시아 대륙으로 가는 교두보라는 특성을 살리자는 구상이다. 서울과 원산 사이 비무장지대 북측의 추가령구조곡을 활용해 운하를 만들면 백두대간의 물을 수도권에 끌어오고 시베리아의 에너지를 남북 전역으로 가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비전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그의 대담한 상상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지방권 농수축산물 유통을 종합할 신공항이 가능할 것인지 등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다.



 안건혁(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실무자와 전문가들을 설득하고, 국민의 공감을 얻는 일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좋은 생각의 씨앗을 뿌리는 데 만족하는 게 좋은 듯하다”고 말했다.





◆김석철=1943년생. 서울대 건축과 졸업. 한국 근대건축의 토대를 놓은 김중업·김수근 선생을 사사했다. 건축과 인문학의 만남을 추구해왔다. 주요 작품으로 여의도-한강 마스터플랜, 서울대 마스터플랜, 서울 예술의전당, 한국예술종합학교,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쿠웨이트 자라 신도시, 중국 취푸 신도시, 베이징 경제특구, 아제르바이잔 바꾸 신도시 등이 있다.





김석철 교수의 ‘대통령 프로젝트’



■ 2002년 ‘600년 역사도시 서울 살리자’



-경복궁∼남대문 잇는 서울광장

-북촌 역사구역과 청계천 복원

-종묘∼남산 잇는 생태구역 조성 등



■ 2007년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



- 중국 동부해안∼한반도∼일본 열도 잇는 황해도시공동체 건설

-새만금 바다도시 만들기



■ 2012년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



- 지방권 자립 : 세종시를 지방권 수도로 육성. 영남·호남·충청 지역 통괄 공항 신설

- 수도권 혁신 : 창조적 신산업단지로 개편. 뉴타운을 도시형 신산업 복합주거단지로 조성

- 북한도시 건설 : 두만강 하구 다국적 도시 건설. 원산항~인천항을 운하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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