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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북 억지력 강화한 한·미 미사일 합의

한·미 간 미사일 협상이 타결됐다. 정부는 2년여에 걸친 줄다리기 끝에 미국과 합의한 새로운 미사일 지침을 ‘미사일 정책 선언’이란 이름으로 어제 공식 발표했다. 11년 만의 개정이다. 북한의 위협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까지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동북아의 달라진 안보 현실까지 감안한다면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국제정치의 현실을 고려할 때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의 성과는 거뒀다고 본다.



 개정된 지침에 따라 우리가 개발해 보유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의 사거리는 기존의 300㎞에서 800㎞로 크게 늘어났다. 중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나진·선봉 등 한반도 최북단까지 북한 전 지역을 사정거리에 두는 탄도 미사일을 만들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미사일의 타격 능력과 직결된 탄두 중량은 원칙적으로 500㎏을 유지하되 사거리에 반비례해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는 트레이드 오프(trade off) 방식을 적용키로 한 것도 잘한 일이다. 사거리를 550㎞로 줄이면 1t, 300㎞로 줄이면 2t까지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다. 북한 전술미사일(사거리 120㎞)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중부 지역에서 발사할 경우 북한 전 지역이 사거리 550㎞ 이내에 위치하기 때문에 당초 우리가 바라던 대로 탄두 중량 1t급의 탄도 미사일로 북한 전역을 가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사거리를 더 줄이면 다탄두 미사일 등 특수 목적 미사일까지 개발이 가능하다.



 미래전의 핵심인 무인기(UAV) 개발과 관련해 500㎏에 불과했던 탑재 중량을 최대 2.5t까지 늘리고, 정찰용뿐만 아니라 공격용 무인기까지 개발이 가능토록 합의한 것도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점점 경량화·소형화하는 무인기의 기술 발전 추세를 고려할 때 ‘글로벌 호크’급 이상의 정찰 능력과 공격 능력을 갖춘 무인기 개발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미사일 주권을 내세워 지침의 폐기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있지만 국제정치의 현실과 한·미 동맹의 중요성에 비추어 무리한 주장이다. 임기 말을 앞둔 이명박 정부가 이 정도 선에서나마 미사일 협상을 타결지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아쉬운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평화적인 목적의 우주 개발에 꼭 필요한 고체연료 개발 제약을 풀지 못한 점은 가장 큰 아쉬움이다. 사거리 800㎞ 이상의 탄도 미사일에 대해서도 연구개발과 시험 발사는 할 수 있기 때문에 미사일 기술 축적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고체연료를 사용하지 못하는 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본과 같은 수준의 우주발사체 개발은 여전히 어렵다는 얘기다. 이번 합의를 통해 탄도 미사일이나 무인기 개발과 관련한 족쇄가 어느 정도 풀렸다고는 하지만 문제는 우리의 기술력이다. 새 지침을 충분히 활용할 정도의 기술 수준을 우리가 확보하는 것은 별도의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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