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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임대희] 한중 FTA와 국민 건강

얼마전 종편에서 단팥죽을 주제로 취재하여 방송하였다. 1시간짜리 였는데, 매우 정성들인 방송이었다. 팥을 가공하는 공정을 대부분 중국에 위탁하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팥을 삶는 공정에서 화장실 청소에 사용하는 왁스를 넣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지의 직공들에게 인터뷰를 하니, 삶은 뒤에 헹구므로 문제는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음날 출근하니 동료가 이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이것을 단속하지 않느냐고 물어왔다. 현장이 중국이니만치 우리 공권력의 관할 범위를 넘어가며 중국 측은 자신들이 먹는 것이 아니니 관심이 없을 것이다. 오로지, 한국의 식품업체에서 너무나도 책임없이 값싸게 갖고와서 대량 판매해서 이득을 남기는 것만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국민 건강은 누가 신경쓰고 있는지?



최근 한중FTA가 협의되고 있는데, 현실화되면 중국과의 교역이 훨씬 폭넓게 진행될 것인데, 과연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모조리 중국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나 아닌지 걱정된다. 더구나, 한중FTA를 통해서 중국 측에서는 중국인 의사와 간호사를 한국에서 의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체류허가를 주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나마 한국의 의료전문가를 양성하는 엄격한 체계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데, 이러한 체계마저도 위협받게 되는 소식인 셈이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 사실 확인해 보니, 중국은 2002년에 DDA양허요청안에서 합작병의원 설립(GATS; mode3)을 양허해 주도록 요청하였으며 이 분야의 면허소지자가 한국내에서 2년간 의료활동(mode4)하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와 더불어 중의학분야를 한국내에서 교육분야의 양허를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서 한국측에서는 비영리목적의 환자모집(mode2)을 요구하였고 의사간 원격상담(mode1)의 개방을 요구하였다. 그밖에 인공수정, 척추관절, 성형외과, 서비스 분야의 양허를 요구하였다. 아울러 MRA포함하여 면허 인정을 요구하였다. 한국 측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은 이 협정이 유효하게 되는 먼 미래를 바라본다기 보다는 당장 앞에 필요한 사항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며 협정을 맺기 전에 이미 현실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으므로, 약간 현실 안주하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북경에 있는 우리 교민이나 주재원들이 의료서비스 이외에는 북경도 살만한 곳이라고 이야기한다고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중국내에서 의료서비스가 불편하다고 하는 소리가 많은데, 어떻게 그러한 단계에서 중국측에서는 한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는 것일까 궁금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15년 정도 이후를 내다보는 긴 안목에서 지금 미리 포석을 두어놓으려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였다. 그런데 잠시 중국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한중FTA를 통해서 중국이 자체 의료진의 수준을 한국에 보내서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찾고자 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중간급 단계의 의료 연수 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매년 상당한 인원의 의료종사자를 한국에 보내어 한국의 비용으로 그들을 연수시켜 한국의 의료수준에 이를 수 있을 만큼 올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전반적인 중국의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 쪽에서 보자면, 이를 그냥 방치하는 것은 왁스 넣어서 끓인 단팥죽을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매우 조마조마한 현실을 겪어갈 수 밖에 없다.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체 한중FTA의 틀이 갖추어졌을 때에 이 문제에 관해서 국민적인 합의가 되지 않아서 시위가 빈발하거나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부터 이에 대해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필자로서 양국이 한발 물러서서 타협을 볼 수 있는 방안은 의료활동(GATS; mode4)은 합작병의원 설립(mode3)에 연계시켜서 인정하는 것이 현실적이 될 것이다. 양국의 법인이나 기금이 상대방 국가에 설립하는 병원이나 모체 병원에서 근무나 연수를 위해서 초청하는 의료종사자에게만 체류자격을 인정해 주는 방안이다. 관련 연구보고를 보면, 한국인으로서 중국에 유학해서 중국의 의사자격을 받은 경우나 조선족 의사들이 한중FTA의 합의를 이용해서 한국내에서 영구 영업을 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하지만, 위와 같이 합작병의원 설립(mode3)방식으로 2년정도의 기한으로 의료자격을 부여한다면 그나마 조금은 나은 방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단지, 한국측에서 중국에 설립하는 병원의 주체는 법인보다는 Fund의 형식이 바람직하다. 이번에 중일관계에서 나타났듯이 중국에서는 특정국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에 시위행위로 해결하려고 하며, 이 경우에는 관계되는 기관이 엉뚱하게 모든 것을 마비당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방안이다. 가령 한국에서 Fund를 모집하여 그것으로 중국의 보험회사의 주식을 대량 구매해서 운영권을 확보해놓고, 이 보험회사에 자금을 투입하여서 그 보험회사가 중국의 병원을 구매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거꾸로 중국 측에서도 한국에 병원을 건립하는 것은 중국에 투자한 제삼국 병원의 명의로 들어올 것이다. 실제로는 제삼국의 병원이 들어오는 셈이지만, 그 제삼국이 직접 한국에 들어올 때에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피하기 위한 것인데, 이것이 바로 글로벌 시대에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사태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 한중FTA의 협상과정에서 빠트리지 말아야 할 사항으로서는 의료기기나 고급 스포츠용품에 대한 관세 부분이다. 본래 의료기기는 한국 쪽에서 훨씬 이전에 개발되었고 품질도 매우 우수하다. 고급 스포츠용품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인구가 많고 소비자가 많다보니 조금 품질이 떨어지더라도 구매하는 자국 제품의 수량은 엄청났다. 게다가 중국국제의료기계박람회(CMEF)를 1979년부터 매년 봄과 가을에 개최하는데, 이것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이 분야에서는 가장 큰 박람회이다. 이를 통해서 중국의 의료기기 생산 회사는 매번 자신들 제품의 겉모습은 점점 더 세계적 일류품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의 의료기기도 중국제품과 같은 대우를 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데, 그러려면 중국과의 거래에서 관세면제를 꼭 받아야만 한다.



임대희 경북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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