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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치다 기자 보고 식겁한 의원10명 알고보니

새누리당 유승민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가운데)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민주화정책 의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개천절인 지난 3일 오후 2시 경기도 안산의 J골프장에 새누리당 대선 선거대책위 부위원장인 유기준 최고위원과 남경필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황영철·강석훈·서용교·윤재옥·이종훈·홍지만 의원과 논문 표절 의혹으로 탈당한 무소속 문대성 의원이 모였다. 3개 조로 나눠 골프를 치던 이들은 한 시간여가 지나 지역 언론사 취재진이 나타나자 라운드를 포기하고 서둘러 현장을 떠났다.

위기라는 새누리당에 또다시 악재
기자들 오자 라운드하다가 흩어져
박근혜계 퇴진 주장한 남경필 참석
당 관계자 “정신줄 놓은 것 아니냐”



 하루 전인 2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추석 민심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현장에 가보니 휴일도 없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많았다. 열심히 살고 계신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도록 하는 게 우리 정치의 가장 큰 의무이고 이번 대선의 목적”이라며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분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여달라”고 말했다. 그런 당부가 있은 지 하루 뒤 선대위 고위 간부와 박근혜계 의원 등이 ‘개천절 라운드’에 나섰다가 도망치듯 골프를 포기하고 흩어진 것이다.



 더욱이 남 의원은 골프 회동 몇 시간 전에 라디오에 출연해 “권력은 비워져야 새로운 게 채워진다. (박 후보 주변에) 진공 상태를 좀 만들어줘야 한다”며 ‘박근혜계 2선 후퇴론’을 주장했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이벤트 등 큰 싸움을 준비해야 하는 새누리당은 지금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실제 행동은 다르다. 새누리당은 현재 현영희 의원의 ‘돈 공천’ 의혹, 홍사덕 전 의원의 금품수수 의혹에 이어 대표 비서실장인 황영철 의원까지 4·11 총선 당시 금품을 살포한 혐의로 고발돼 뒤숭숭한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김재원 의원은 지난달 23일 대변인에 내정된 당일 기자들에게 취중 폭언을 했다가 임명이 취소됐고, 이번엔 개천절 골프 취소 소동까지 벌어진 것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으로부터 “박 후보가 추석 민심 잡기에 총력을 당부하지 않았나. 그런데 어제(3일) 무슨 일이 벌어졌나. 있을 수 있는 일인가”(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라는 야유를 들어야 했다.



 당 관계자는 “대선이 불과 76일 남은 상황에서 정신 줄을 놓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한나라당은 긴장감이 떨어져 있다. 해변에 놀러나온 사람들 같다’고 한 말이 떠오른다”고 했다.



 박 후보의 ‘불통’ 문제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박근혜계 2선 후퇴론’이 부상한 4일 의원총회에 박 후보는 울산 선대위 출범식 참석을 이유로 불참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작 가장 중요한 당사자가 의총에 빠져 의원들 목소리를 못 들었다”며 “박 후보가 없어야만 제대로 된 목소리가 분출된다는 것도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측근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역할을 주지 못하다 보니 소속 의원 149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대부분이 방관하고 있는 상황도 지속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이렇게 안 뛰는 선거조직은 처음 봤다”며 “정말 일할 의지가 있고 역량 있는 사람들, 4050세대의 전문가 그룹에 문호를 열고, 후보도 비례대표를 사퇴하고 지방에 내려가 뛰는 모습을 보여야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태 의원은 “후보가 ‘몸뻬’ 입고 머리를 풀고서라도 처절한 진정성을 가져야만 야권 단일화 이슈를 뛰어넘을 것”이라며 “선거에 진 뒤 당 지도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직접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과제를 좀 줬으면 좋겠다”며 “주류가 된 몇 사람이 (당을)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서병수(중앙선대본부장) 사무총장에 대한 불만도 들린다. 익명을 원한 당 관계자는 “주요 선거를 치른 경험이 없는 서 총장이 대선 전략을 제대로 못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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