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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까지 가는 데 아무도 안 막았다

4일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보안관이 학생들의 등교를 지도하고 있다. 이날부터 서울시 교육청은 각 학교의 안전 관리 실태에 대해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이 학교는 이날 오전 학교보안관 한 명이 정문을, 교직원과 자원 봉사자가 후문을 통제했다. [강정현 기자]


‘계성초 흉기 난동 사건’ 발생 후 첫 등교일인 4일. 본지 취재진은 서울 시내 초등학교 10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교내로 들어가 봤다. 학교 보안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중앙일보 기자 초등학교 10곳 가보니, 5곳선 운동장도 복도도 수십 분간 자유롭게 활보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 강동구 명일동 A초등학교. 건장한 20대 남성인 기자가 학교 정문으로 들어섰다. 정문 안쪽 ‘안전지킴이실’에 학교 보안관이 있었지만 무사 통과였다. 건물 안까지 들어가 행정실·교무실 등이 있는 1층 복도를 둘러봤다. 몇몇 교직원과 마주치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도 기자에게 방문 목적을 물어보지 않았다. 20여 분간 자유롭게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었다. 교내 곳곳에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교문으로 나올 때도 보안관은 기자를 막아서지 않았다.



 세 시간 뒤 중랑구 면목동 B초등학교의 상황도 비슷했다. 점심시간이라 수백 명의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었다. 교문을 통과해 운동장으로 접근했지만 보안관은 기자를 막아서지 않았다. 서울시 교육청 방침에 따라 학교 방문자는 보안관에게 방문목적·전화번호 등을 알리고 ‘방문자 목걸이’를 해야 한다. 그러나 기자는 목걸이가 없어도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본지 취재진이 이날 서울 시내 초등학교 10곳의 보안 실태를 점검한 결과 5곳에서 수업 중인 교실 앞까지 아무런 제지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이날은 서울시 교육청이 밝힌 ‘학생 안전보호 실태 현장점검’ 첫날이었다. 하지만 학교의 보안은 여전히 허술했다.



 나머지 5곳에선 학교 보안관이 신분을 묻는 등 일단 제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 역시 주먹구구식이었다. 동대문구 한 초등학교에서는 정문에서 이름과 방문목적·전화번호를 적을 것을 요구받았다. 사전 약속을 하지 않은 기자가 방문목적에 ‘행정실장 면담’이라고 적자 확인절차 없이 방문자 목걸이를 내주었다.



 강동구의 또 다른 학교에서는 정문에서 학교 보안관에게 제지를 받고 나왔다. 하지만 50m를 더 걸어가자 건물 뒤편으로 연결되는 차량 진입로가 있었다. 이 진입로를 통해 교실 앞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경찰대 이웅혁(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학교의 외부인 통제 수준은 범행을 작정하고 학교로 들어가려는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방문자임을 알 수 있도록 표시 수단을 만들어 내부인과 구별되게 하고 ▶외부인이 학교 내부로 들어갈 때는 ‘학교보안관-행정실-목적지’ 등 특정 포인트를 반드시 거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전국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외부인 출입 통제, CCTV 실시간 모니터링, 배움터 지킴이 근무 등을 점검하라”고 공지했다. 교과부가 내놓을 대책에는 등하교 시간을 제외한 수업시간 중 교문 폐쇄, 외부인 사전 방문 예약제, 담장 없는 학교의 투명 펜스 설치, CCTV 모니터링 강화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본지 10월 3일자 1, 6면>



 서울시 교육청도 이날부터 11일까지 서울 시내 596개 초등학교와 384개 중학교 등에 대한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 학교 보안관이 외부 방문자의 신상정보를 확인하고 기록하는지, CCTV와 긴급 비상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살필 예정이다.



 이날 점검을 받은 도곡동 대도초등학교는 “권고 수준에 그쳤던 학부모 사전 방문 예고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전 방문 예고제는 학교로부터 미리 허가를 받은 학부모만 교내에 들어오게 하는 제도다. 외부인과 학부모의 외관상 구별이 쉽지 않은 만큼 외부인의 학교 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가혁·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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