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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쉽게’가 경쟁력이다

김정응
HS애드 상무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팔순을 바라보는 고모님의 문병을 위해 들렀던 어느 병원 포스터에 적힌 문구 중 하나다. 그 내용 중에서 필자의 눈에 쏙 들어온 것은 ‘쉽게’라는 문자였다. 병원을 찾을 때마다 전문용어가 대부분인 어려운 설명에 당황했던 경험이 많았던 터라 참신한 메시지로 느껴졌다.



 3년 전 어느 제약 회사 광고를 따내기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독특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막 시작하려는데 아무 설명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통상 광고 프레젠테이션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그 아이디어가 나온 배경, 그리고 그 아이디어가 지니고 있는 가치 등을 시청각 표현물과 함께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 진행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아무 말도 하지 말라니 적잖이 당황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의사 결정하시는 분 특유의 보고받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즉 아무 설명이 없이도 ‘쉽게’ 그 의도가 잘 전달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아이디어가 깔끔하게 정리가 잘된 것이라는 얘기였다. ‘쉬운 게 최고(The easy is the best)’인 셈이다.



 사실 무엇인가를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전문성의 깊이와 차별화된 솜씨의 표현이다. 일견 보기에 손연재는 리듬 체조를 ‘쉽게’ 연기하고, 싸이는 춤과 노래를 아주 ‘쉽게’ 한다. 그러나 정작 주목해야 하는 것은 쉽게 무엇을 해내는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땀과 노력이다.



 브랜딩도 그렇다. 브랜딩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쉽게 기억하고 쉽게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기 브랜드만의 매력적인 개성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도 수면 밑에서 끊임없이 놀려대는 백조의 발처럼 쉴 새 없는 노력이 더해지지 않으면 ‘쉽게’라는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다. 소비자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정교한 관찰을 바탕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와우(wow)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필자는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로 브랜드의 상징화를 강조하고 싶다. 즉 브랜드가 지향하는 정서적 내용이나 감정, 혹은 특징을 익숙한 대상물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이다. 상징화는 기억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상징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먼저 매력적인 별명 짓기다. 동창회에서 옛 친구를 소개할 때 별명을 불러주면 쉽게 그 친구를 기억하고 함께했던 옛 시절의 스토리가 쉽게 연상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 다음에는 비주얼의 상징화가 필요한데, 거창하게 말하면 브랜드에 ‘드레스 코드(dress code)’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파티에 즐겁게 어울리는 방법이 드레스 코드의 연출에 달려 있는 것처럼 브랜드의 드레스 코드를 만들고 지키는 것은 구애 대상인 소비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성의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소리의 상징화다. 사람들은 누구나 ‘십팔번’이라고 하는 자신만의 애창곡이 있다. 그래서 어느 노래만 들려도 그 노래를 애창곡으로 부르는 친구와 동료를 쉽게 기억에 떠올리곤 한다. 브랜드도 그러한 애창곡을 하나 가지고 있다면 소비자가 브랜드를 쉽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응 HS애드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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