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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맞은 책방, 이명래 고약 … 이젠 보존 대상

서울시가 ‘서울 속 미래유산 1000선’ 후보를 공개했다. 1951년 종로구 누하동에 문을 연 대오서점에서 권오남 할머니가 책들에 쌓인 먼지를 털고 있다. 오른쪽 위부터 종기치료제의 대명사였던 이명래고약을 만들던 공장터, 75년부터 소극장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삼일로창고극장, 일제시대에 지어진 망우터널도 후보군에 올랐다. [사진 서울시]


서울 강남에서 남산 1호 터널을 지나 을지로 방면으로 오다 보면 왼편 명동성당 부근에 낡은 소극장 간판이 하나 보인다. 1975년 문을 연 ‘삼일로 창고극장’이다. 상업화에 밀려 서울시내 소극장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갔지만 이 극장만은 꿋꿋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추송웅·박정자·전무송 등 국내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오태석·이원경 같은 명연출가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그래서 소극장 운동의 ‘성지(聖地)’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이 극장이 ‘서울 속 미래유산 1000선’의 후보에 올랐다.

서울 유산 1000선 후보에 창고극장·망우터널도 올라
시, 내년 9월께 최종 결정



 서울시는 지난 6~8월 시민·구청·관련단체로부터 미래유산보존 대상 1126건을 제안받아 검증작업을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한문철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그동안 문화유산 보호는 근대 이전 문화재에 치중해 있었다”며 “앞으로는 근현대사적 대표성이 있는 유산을 발굴해 보존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구로구 궁동의 와룡산에 위치한 ‘이명래 고약 공장’도 후보에 포함됐다. 이명래 선생의 막내딸이자 제헌 헌법을 기초한 유진오 선생의 부인인 이용재 여사가 70년대 고약을 만들던 공장이다. 이명래 고약은 1906년 프랑스 선교사로부터 서양약학을 배운 이명래 선생이 개발한 종기치료제다. 40대 이상이라면 어린 시절 곪은 상처에 이명래 고약을 성냥불에 녹여 붙인 기억을 가진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수요 감소로 78년 문을 닫았고 지금은 폐가처럼 방치돼 있다.



 인근에 위치한 서서울생활과학고의 조동래 이사장은 “70년대 공장에서 고약을 구울 때 나던 고약한 냄새가 아직도 떠오른다”고 말했다.



종로구 누하동에 있는 ‘대오서점’은 서울 서촌(西村) 골목 한쪽에 있는 책방이다. 권오남(81) 할머니가 6·25전쟁 와중이던 51년에 남편과 함께 차린 이후 60년 세월을 지켜왔다. 한때는 학생들로 붐볐지만 지금은 광화문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권 할머니는 최근 서점을 정리하기 위해 출입문에 ‘세놓습니다’라는 문구를 걸어놓고 있다.



 중랑구 신내동의 ‘망우터널’은 서울에서는 몇 안 되는 철로 전용 터널이다. 일제시대 건설된 중앙선철도 터널 가운데 유일하게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2005년 중앙선이 복선전철화되면서 폐선돼 지금은 입구를 막아놓고 있다. 성북구 동선동 ‘미아리 점성촌’은 6·25 이전에 종로 3가에 집단 거주하던 맹인 점술가들이 도시 정비로 미아리 고개 주변에 정착하면서 생겼다. 요즘은 외국인들도 찾는 국내 최대의 점성촌이다.



 또 79년 YH무역 여공들이 점거 농성을 했던 마포의 ‘신민당사 터’와 종로 ‘낙원악기상가’, 강동구 ‘성내동 주꾸미 거리’, 서초구 서초동 ‘삼풍백화점 터’ 등도 후보군에 올랐다.



 한 본부장은 “서울연구원의 검증 조사와 위원회 심사를 거친 후 내년 9월께 ‘미래유산 1000선’이 최종 결정되고 보존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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