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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플에 패한 원인 'K스트리트'에 있었다

전형적인 치고받기(tit-for-tat)다. 미국 법정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의 최근 양상이다. 애플은 올 8월 평결에서 산정된 삼성전자의 손해배상금 10억 달러(1조1150억원)가 부족하다며 법원에 증액을 요청했다. 이에 질세라 삼성은 애플이 최근 내놓은 아이폰5도 올 4월 제기한 특허소송 대상에 포함시켰다. 두 회사 특허전선(戰線)이 나날이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생전 잡스 ‘트레이드 드레스’ 주목
입법 로비로 상표법 조항 되살려내
삼성 로비 자금은 애플의 5% 불과
그나마 지재권 관련은 한 푼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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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승산 있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일까. 미국 배심원들의 기울어진 잣대만이 삼성에 불리한 게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삼성이 미 지적재산권법의 제정과 개정에 너무 무관심했던 게 화근이었다는 얘기다. 실제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의 정보기술(IT) 거인들은 지적재산권 관련 법규를 자사에 유리한 쪽으로 바꾸는 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삼성은 아니었다.



 미 정치자금 감시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애플·구글·MS가 지난해부터 올 9월 17일 사이에 ‘합법적으로’ 쓴 로비 자금은 각각 323만 달러(약 36억원), 1847만 달러(약 206억원), 1113만 달러(약 124억원)였다. 모든 돈을 지적재산권법 개정에만 쓰진 않았다. 세법이나 통신법, 통상법 등을 자사에 유리한 쪽으로 개정하는 데도 적잖은 돈을 썼다.



 책임정치센터 쪽은 “2000년 이후 애플 등의 로비 활동(건수 기준) 가운데 지적재산권 보호가 상위권을 차지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세 회사의 로비 목적 순위에서 지적재산권 문제가 모두 1, 2위에 올라 있다.



 반면 삼성은 같은 기간 겨우 14만 달러(약 1억5600만원)를 로비 활동에 썼다. 미 IT 기업 가운데 적게 쓴 편인 애플의 5%도 되지 않는 돈이다. 미 IT기업과 비교하는 게 무리라면 소니와 견줘보자. 소니는 같은 기간 531만4000달러를 썼다. 삼성보다 38배나 많다.



 삼성이 로비한 목적은 무엇일까. 미 방송통신·환경·통상교역 이슈 등이었다. 지적재산권 문제엔 한 푼도 투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니의 로비 목적 가운데 1위가 바로 지적재산권 보호였다.



삼성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듯하다. 미 법률 전문지인 아메리칸로는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주목한 지적재산권이 바로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였다”고 최근 전했다. 이는 제품의 겉모습·느낌 등을 포괄하는 지적재산권이다. 애플은 지난 8월 이를 근거로 삼성의 특허침해 평결을 이끌어냈다.



 로이터통신은 “트레이드 드레스는 1946년 제정된 상표법의 일부였으나 주목받지 못했다”며 “애플이 10여 년 전부터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여 그 조항을 되살려냈을 뿐만 아니라 한층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올 8월 삼성의 패배가 법정이 아닌 미 워싱턴의 로비스트 거리인 ‘K스트리트’에서 잉태되고 있었던 셈이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미국에서 로비는 합법적인 비즈니스 활동”이라며 “삼성 등은 이제 세계적인 기업이 된 만큼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K스트리트 활동(로비)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스트리트=미국 워싱턴DC를 가로지르는 중심도로 가운데 하나. 차를 타고 이 길을 따라 남서쪽으로 10여 분 달리면 의사당에 이른다. 애플·구글·보잉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워싱턴 사무소와 로비회사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로비스트만 어림잡아 3만여 명이다. 합법적인 로비 자금만도 연 21억 달러(약 2조3410억원) 수준이다. 기업과 이익단체, 시민단체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로비를 벌여 입법시장(立法市場)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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