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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자, 나는 천상 친정엄마

강부자씨는 화장기 전혀 없는 맨얼굴로 스튜디오를 찾았다. “메이크업 안 하시나요?”라고 했더니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나요. 이 모습이 강부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추석 연휴를 마치고 고향에서 돌아온 이들이라면 시골집 부모의 얼굴이 아른거리겠다. 사실 배우 강부자(71)만큼 어머니 역할을 많이 맡아온 배우도 드물다. 어쩌면 그에게 친정엄마라는 배역은 일종의 맞춤옷과 같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수더분하고 곰살맞은, 진짜 엄마 같은 모습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출연 결정에 5초, 그리고 4년째
데뷔 50년 … 몸 아파도 무대선 펄펄

 그런 이미지덕일까,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강부자의 뒤늦은 대표작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2009년 초연 이후 340여 회 무대에 섰고, 그 중 지방 공연도 160번 가량 됐다. 미국 공연도 있었다. 모두 1000석 넘는 대극장이었지만, 강부자의 존재감은 뚜렷했고 객석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게다가 올해는 그가 배우생활 50년을 맞는 해다.



 -연극 ‘오구’ 무대에도 오랫동안 섰다. 이번 작품도 벌써 4년째다.



 “2008년이었다. 제작사측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미팅을 가졌다. ‘친정엄마와 2박3일’이란 연극을 올릴 계획이라며 출연을 제의했다. 5초가량 멈칫했나, 곧바로 ‘그래요, 합시다’라고 답했다. 그걸로 끝이었다. 대본도 안 나왔고, 출연료 협상은 시작도 안했는데, 그냥 ‘친정엄마’란 말 한마디에 운명처럼 해야만 될 거 같았다. 그 후 원작(고혜정 작 수필 『친정엄마』)이 베스트셀러라는 걸 알게 됐고, 원작을 읽으며 내 선택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도 히트했다. 엄마라는 보편적 감성의 힘이 세다.



 “친정엄마와 진짜 2박3일을 같이 지낸다면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여행 떠날 수도 있고, 친정 집에서 밤새 수다 떨고, 젖가슴 만지고, 투정 부리고, 울고 불고…. 아마 대하 드라마도 찍을 수 있는 사건과 사연이 담겨 있을 거다. 이 연극 참 신기하다. 공연 일정 잡히면 허리가 아프든, 걷기 힘들든, 몸 성한 적이 거의 없는데 막상 무대에만 오르면 멀쩡한데다가 나도 모르는 에너지까지 솟으니 말이다. 작두 타는 느낌이랄까.”



 -현실에선 어떤 ‘친정엄마’인가.



 “아들, 딸 하나씩 있다. 딸은 13년째 미국에 살고 있다. 최근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끝내고 바로 딸에게 갔다 왔다. 보자마자 공항에서 울고, 헤어지며 또 붙잡고 울었다. 손녀딸 둘이 의젓해 커, 그렇게 자식을 키운 딸이 대견하지만, 그래도 딸을 타지에 놓고 올 때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떨어져 살까’ 싶어 가슴이 먹먹해진다. 모든 친정엄마들이 그런 것처럼.”



 -올해 데뷔 50년이다. 롱런의 비결이라면.



 “난 화장 안 한다. 지금껏 화장 한 경우는 결혼식 때 미장원에서 신부 화장한 거랑, CF 촬영 때 광고주의 요구를 받아들인 거 두 번 뿐이다. 그만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승부하고 싶었다. 꾸미지 않는 내 삶을 여과 없이 보여줄 때 시청자도 관객도 공감을 갖게 되리라 믿는다. 내 연기 철학이다.”



 -늘 정감 있거나 엄한 어머니를 맡아왔다. 멜로는 탐이 나지 않나.



 “누군들 하고 싶지 않겠나. 고령화 사회라는데, 노년의 은은하고 가슴 절절한 사랑 이젠 수요층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역할을 제안 받는다면 모두들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변신, 정말 자신 있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대기업에 다니는 딸과 시골에 혼자 사는 엄마의 이야기, 전미선·이서림이 딸로 나온다. 28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6만6000원, 7만7000원. 02-542-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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