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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아닌 특정 정파 교육감 불통과 갈등으로 혼란 자초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27일 오후 퇴임식에서 직원들에게 고별사를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교육감은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지방교육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 시행된 교육자치제를 이끄는 교육수장이다. 그래서 여타 기관장보다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공약이나 정책 추진 상황은 물론 인성이나 품성 같은 개인적 요소 역시 중요하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역시 이 같은 기대를 등에 업고 지난 2010년 6월 당선됐으나 이번 대법원 판결로 불명예 퇴진했다.

그는 우리 교육사(史)에 진보 성향을 가진 최초의 서울교육감이었다는 점, 공약이나 추진했던 정책 상당수가 논란과 갈등의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엄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곽노현 전 교육감 재임 2년을 평가한다면 첫째, 불통(不通)의 시기였다는 점이다. 취임 전 그는 “저를 지지해준 35% 외에 지지하지 않은 65%의 마음도 헤아리겠다”고 말했다. 또 “강북, 강남, 전교조, 교총, 교사, 학생을 모두 아우르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공염불에 그쳤다. 교육감 취임준비위원회의 자문그룹 TF팀, 혁신학교 TF팀, 서울시교육청 징계위원회,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 등 수많은 서울교육청 산하기구에 진보성향의 인사들을 빼곡히 앉혔다. 코드인사 논란을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물론 자신을 지지하고 당선에 도움을 준 사람들, 같은 철학과 이념을 가진 이들을 등용하면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비서였던 해직교사를 학교에 복직시키고, 비서실을 확대 개편하는 등의 인사전횡은 인사의 공정성을 외면한 ‘자기 사람 심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본인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모두의 교육감이 되겠다’는 약속은 사라지고 특정 정파의 교육감 역할에만 충실한 결과가 됐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특정 성향의 의견만이 반영됐다. 그 결과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교사들 사이에선 “현장을 너무 모른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책을 둘러싼 찬반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2010년 이른바 ‘오장풍 사건’이 불통의 좋은 사례다.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돌자 곽 교육감은 급작스레 체벌 전면금지를 선언했다. 사전 준비된 게 있을 리 없었다. 비교육적 체벌이 옳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학생인권과 학생의 학습권 못지않게 교사의 교권을 함께 보호하면서 시대흐름에 맞는 학생 지도방안을 찾는 게 옳았다. 하지만 그는 한국교총 등 교원단체와 아무런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체벌금지를 선언했다. 그 결과가 어떤가. 지금 교실에선 ‘학생이 수업 중에 떠들고, 다른 학생을 괴롭히고, 학칙을 어겨도 선생님은 나를 어쩌지 못한다’라는 왜곡된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 퍼져 있다. 그 결과 문제학생이 늘어나고, 교실붕괴와 교권추락이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다. 과거처럼 신체나 도구를 이용한 직접적 체벌을 용인하자는 게 아니다. 그건 당연히 금지해야 한다. 그러나 수업을 방해하거나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고 학칙을 어기는 학생들은 벌을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교육의 기본적인 역할이다. 그런데 그는 이것이 올바른 인권교육이라는 사실을 외면했다. 교사들의 우려를 무시하고 학생인권조례를 밀어붙인 것도 소통을 포기한 대목이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 1992년 공채를 통해 한국교총에 입사했다. 이후 정책교섭국장, 정책기획국장, 홍보실장, 정책기획특보를 두루 거쳤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6년째 최장수 대변인을 맡고 있다.
곽노현 전 교육감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많은 글을 올리는 교육감에 속한다. 그러나 블로그나 트위터 등에 자신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알리는 것은 진정한 소통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자신의 정책성과에 대해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둘째, 곽 전 교육감의 지난 2년은 갈등의 시기였다. 무상급식 추진, 체벌 전면금지, 학생인권조례, 무자격 교장공모제, 측근인사 특혜인사 논란, 고교선택제 전면 재검토, 학업성취도 평가 거부, 혁신학교 도입 등 공약사항의 추진과정에서 그야말로 하루도 평온한 날이 없었다. 지난 2년간 서울교육은 언제나 극심한 갈등과 찬반논란에 휩싸였다. 이러한 갈등은 교과부와 교육청 사이의 소송은 물론 교원-학부모 간 대립구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무상급식 실시는 여타 교육환경예산의 대폭 축소는 물론 교육계를 넘어 극심한 사회적 찬반 대립으로 확대됐다. 교육자치제는 교육감 개인에게 권한을 주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지역 실정에 맞는 교육정책을 펼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곽 전 교육감은 재임기간 내내 “나는 직선제로 당선된 교육감”이라는 오만이 강했다. 그의 낙마는 자신을 지지하고 당선에 도움을 주었다는 이유로 특정세력이 원하는 교육정책만을 추진할 경우 결코 존경받는 교육감이 될 수 없다는 교훈을 되새기게 된다. 이제 곽노현은 떠났고, 서울 교육은 남은 자의 몫이 되었다. 교육감 직선제가 계속되는 한 “선거만 직선으로 해놓고 소통과 타협 없는 교육 자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진리는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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