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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FOCUS] 한·러, 전략적 새 산업협력 모델 모색할 때

박종호
한러비즈니스협의회 대표
러시아는 WTO 가입으로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교역량을 늘려 경제성장을 가속화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또한 최근 APEC 개최를 계기로 아태지역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극동 시베리아 개발에 적극 협력할 것임을 밝혔다.

한-러 양국은 수교 후 경제통상 분야에서 지속적 교류를 해왔고 지난 2011년 무역규모는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 보면 특정 분야 위주로 협력이 제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러시아의 대 한국 수출은 원유, 석유제품, 천연가스, 석탄 등 원자재에 집중되어 있고 한국의 대 러시아 수출은 자동차, IT 가전제품, 중장비, 그리고 일부 생필품에 한정되어 있다.

한편 러시아에 대한 한국의 투자는 2011년 말 기준으로 전체 해외 투자의 1.06%인 27억5000만불에 불과하며 투자 대부분도 소비재 생산기지 건설과 서비스산업 진출에 국한되어 있다. 양국 간 협력이 현 상황에서 벗어나 상호 윈-윈 가능한 전략적 협력모델을 구축하려면 몇 가지 사항을 고려 할 필요가 있다.

첫째, 한국은 최근 진행 중인 러시아 경제의 변화 및 국가 발전전략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러시아는 자원의존형 산업구조 개편을 위해 경쟁력 있는 제조 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내수시장을 겨냥한 1ㆍ2차 상품 생산을 목표로 제조설비를 구축하고 이 분야에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 방안도 마련 중이다. 경쟁력 있는 에너지 산업과 우주항공 분야를 비롯하여 조선, 기계철강, 자동차 산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신기술 개발과 생산설비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낙후된 교통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대형 프로젝트들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 시점에서는 러시아의 산업 현대화 과정에 한국이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까운 장래에 러시아 제조업이 성장하고 중국의 추격이 더욱 공세적일 것을 감안하면 기존의 소비재 위주의 수출만으로 한국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지속적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버거울 것이다.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비교우위에 있는 국내 산업기술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기업이 러시아에 필요한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술과 기계장비를 수출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둘째, 산업협력에서 양국이 명실상부한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 도약하려면 상호 현지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유치를 위한 법제 개선, 투명성 보장, 투자 수익 보장 등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동안 대 러시아 투자에서 한국의 주요 관심사는 자원개발이었다. 이 영역에서 결실을 거두려면 필요할 때마다 원자재를 러시아에서 구입하면 된다는 사고에서 탈피하여 전략 자원의 지속적 확보를 목표로 발상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양국이 지속 성장 가능한 협력 모델을 발굴하려면 정부 간 협력 이외에 민간 차원의 협력 네트워크들이 탄탄해져야 한다. 민간 채널은 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문제 해결방안을 수렴하여 양국 정부에 제시하고 또 이를 통해 비즈니스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상대국 진출을 원하는 양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구체적 정보와 자문을 상시 제공할 수 있는 민간 플랫폼 구축은 시급한 실정이다.

한ㆍ러 양국 간 산업 협력 수준이 격상되려면 지난 20여 년의 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방향 설정과 상호 윈-윈 가능한 협력 모델 개발에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력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 일을 착수하기에 두 나라는 현재 어느 때 보다 유리한 환경을 맞고 있다.

박종호 한러비즈니스협의회대표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 발간하고 중앙일보가 배포한 ‘러시아FOCUS’에 게재된 기사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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