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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르고 결국 세금으로 메워…역대 대통령 공약평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때 '연 7% 경제성장과 임기 중 250만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결과는 연 4.3%의 성장과 8% 안팎의 청년 실업률이었다. 뒤이어 이명박 대통령도 대선 10대 공약 중 1호로 ‘7% 경제성장과 300만개 일자리’를 발표했지만 전임자와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 후보 시절의 장밋빛 공약은 대개 실현가능성이 약한 ‘선거용 구호’였던 셈이다.

물런 다 그런 건 아니다. 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은 ”서민들의 미래와 꿈과 설계를 빼앗아가고 좌절감을 안겨주는 부동산 투기만은 막겠다”며 분당ㆍ일산ㆍ평촌 신도시 등에 주택 200만호 건설을 공약했다. 실제 1991년 214만호를 지어 공약을 초과 달성했다. 87년 기준 우리나라 총 주택이 645만호였던 걸 감안하면 4년 만에 33%를 새로 지어 사상 최대의 주택사업으로 기록됐다. 그 결과 주택난 해소에 기여했지만 수도권 집중, 자재난과 부실공사, 경기과열 등의 부작용도 낳았다.

이은 김영삼 전 대통령은 93년 8월 12일 “금융실명제가 실시되지 않고는 이 땅의 부정부패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없다”며 헌법상 긴급 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 금융실명제를 실시했다. 95년 1월에는 부동산실명제까지 실시해 각종 가명ㆍ차명거래를 금지했다. 그러나 임기말인 97년 12월 외환보유액이 바닥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하에 들어가면서 성과는 퇴색됐다.

‘IMF 조기 극복’을 공약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4년 만인 2001년 8월 23일 IMF에게서 받은 구제금융 195억달러를 전액 상환하며 IMF체제에서 벗어났다. IMF가 요구한 구조조정, 금융개혁, 노동개혁, 공공개혁 등 4대 개혁의 결과물도 어느 정도 내놨다. 물론 그 개혁이 성공했느냐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리지만, 임기 말 바닥난 외환보유액을 1200억달러로 불려놓는 데는 성공했다. 남북화해 공약도 2000년 6ㆍ15 첫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실현했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북한에 5억 달러를 불법 송금한 사실이 퇴임 뒤 특검 수사로 밝혀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명분 삼아 ‘신행정수도 건설’을 공약했다. 올해 12월부터 세종시에 16개 정부부처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에 결실은 본인 사후에 본 셈이다. 그는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을 2004년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결정하자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방향을 전환했다. 다만 공약 때 4조5000억원으로 비용을 추산했지만 실제 총 사업비는 네 배인 22조5000억원이 들어갔다.

이명박 대통령도 2007년 대선때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4대강 살리기’로 수정해 이행했다. 재원도 원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으로 국민 세금을 전혀 투입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약인 세종시 사업과 비슷한 22조 2000억원이 들어갔다.

한국정당학회 이현출 회장(국회 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심의관)은 “과거 대선 공약들은 목표와 추진 일정, 재원, 우선 순위 등 공약의 기본 요건도 갖추지 못한 게 대부분"이라며 "주권자가 꼼꼼한 공약검증으로 참공약을 고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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