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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샐러리맨 신화’ 최대 위기

윤석금 회장
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자회사 극동건설과 함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웅진그룹은 26일 “극동건설이 150억원의 만기어음을 못 막아 전날 1차 부도를 냈다”며 “자회사 부도에 따른 연쇄 도산을 우려해 두 회사가 함께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 3부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극동건설이 돈을 빌릴 때 웅진홀딩스가 보증을 선 것이 3000억원에 이른다. 상황이 이런데 극동건설만 법정관리를 하면 웅진홀딩스가 빚을 대신 갚다가 위기에 빠질 수 있어 함께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는 설명이다. 법정관리를 시작하면 일단 빚이나 보증선 것을 갚지 않게 된다.

 출판·교육 사업을 하는 웅진씽크빅 등 다른 계열사는 법정관리 신청을 하지 않았다.

 웅진그룹의 위기는 2007년 6600억원을 들여 극동건설을 인수한 것이 단초가 됐다.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아 극동건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 무리한 주택사업을 추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이 크게 불었다. 올 6월말 기준 PF대출잔액이 5825억원에 이른다. 이 중 연내에 갚아야 하는 것만 1700억원이다. 웅진그룹은 지금까지 극동건설에 4400억원을 지원했으나 부도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익명을 원한 웅진그룹 관계자는 “ 추가 지원을 할 수도 있으나 건설업 전망이 밝지 않다고 생각해 법정관리를 택했다”고 전했다. 건설사업을 아예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웅진그룹의 지주회사 웅진홀딩스와 계열사 극동건설이 위치한 서울 중구 충무로 3가 극동빌딩. [뉴시스]

 극동건설은 현재 ‘웅진 스타클래스’란 브랜드로 세종신도시, 파주 문산 등지에서 아파트 4000여 가구를 짓고 있다. 극동건설 측은 “공공기관인 대한주택보증이 보증을 한 사업이어서 분양받은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윤석금(67)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 또한 흔들리게 됐다. 웅진은 윤 회장이 1980년 직원 7명과 함께 출판업으로 시작해 30년 만에 총자산 9조3000억원에 이르는 재계 31위(공기업 제외) 그룹으로 키워낸 회사다. 계열사가 28개, 직원은 4만 명이다. 그러나 극동건설·서울저축은행을 인수하고 태양광 사업에 신규 진출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면서 그룹 자금사정이 나빠졌다. 현재 웅진홀딩스가 계열사에 보증을 서준 채무만 1조839억원에 이른다.

 웅진은 자금난을 해결하고자 코웨이(옛 웅진코웨이) 지분 30.9%(약 2200만 주)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1조2000억원에 매각하기로 지난달 계약했다. 당초 이 대금은 이달 말 들어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금 모집에 차질이 생긴 MBK파트너스는 “지급을 다음 달로 연기하겠다”고 웅진에 통보했다. 웅진그룹은 “법정관리 신청으로 코웨이 매각은 중단된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웅진이 코웨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웅진그룹은 코웨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MBK파트너스에 경영권까지 넘기기로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 매각을 진행하는 중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예가 없다”며 “웅진이 코웨이 경영권은 그대로 가지고 정상화할 시간을 버는 방법으로 법정관리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부인인 김향숙(59)씨가 법정관리 신청 직전인 24, 25일 웅진씽크빅 주식 4만4781주(0.17%)를 모두 처분한 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총 4억원 상당이다. 웅진씽크빅 주가는 25일 8960원에서 26일 7760원으로 13. 4% 떨어졌다. 웅진그룹 측은 “이번 일과 상관없이 오래전부터 처분하려던 지분”이라고 설명했다.

 웅진홀딩스는 이날 윤석금 회장을 신광수(43) 전무와 더불어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공시에서 이유를 “책임경영 강화”라고 밝혔다.

김호정·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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