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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과 한·일 화해’과제 풀면 한국은 강대국

롤프 마파엘 신임 주한 독일 대사가 25일 서울 한남동 독일 대사관에서 한반도 통일, 동북아 질서, 한·독 관계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한·미·일(안보)-한·중·일(경제) 3자 축에서 한국의 균형자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통일과 한·일 화해라는 두 개의 시대 과제를 해결한다면 한국은 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롤프 마파엘(Rolf Mafael·57) 신임 주한 독일 대사. 다음 달 5일 신임장 제정을 앞둔 그는 25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반도의 통일, 동북아 질서, 전후 독일 재건, 유럽발 재정위기까지 폭넓은 주제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2002~2005년 주일 대사관 정무참사관을 지낸 그는 일본 침략의 피해자인 한국 주도의 한·일간 화해를 주문했다. 1971년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 유태인 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참회한 것을 예로 들며 “복종 개념에 거부감이 강한 동아시아에서 이런 수준의 사과가 있기는 힘들 것”이라며 “한국은 이에 집착하지 말고 독일·프랑스가 63년부터 매년 진행한 20만 명 청년 교류 프로그램 같은 걸로 풀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일 차세대부터 감정 회복을 하자는 취지다. 동아시아 영토 분쟁과 관련해선 “독일은 프랑스와 영유권 다툼을 벌였던 ‘알자스-로렌 지역’의 석탄을 공동 개발해 오늘날 유럽연합(EU)을 출범시켰다”는 말로 해법을 제시했다.

 “유럽이 경제협력을 선두로, 안보협력의 정치 공동체로 발전해나갔듯이 한·중·일 3국도 지난 15년간의 경제협력을 앞세워 동북아시아를 정치적으로 안정시키는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최근 움직임을 그는 긍정적 변화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통일은 갑자기 온 게 아니고, 사실은 72년부터 추진한 동방정책과, 동·서독 기본조약을 통한 양국 교류 활성화로 밑거름을 마련해 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력 교체기에 부임한 마파엘 대사에게 한국 대선은 큰 관심사다. 한국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도 스스럼없이 내놓았다. ‘경제민주화’ 논의에 대해 그는 “원형은 독일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지방분권에 핵심이 있다”며 “사회보장시스템, 노인연금, 노조법, 중소기업 상생 등의 독일 모델에 대해 서울·베를린의 여러 재단에서 세미나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만나 토론했다고 한다.

 안철수 후보에 대해 그는 “젊은 세대들이 자기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창당하고 의회 입성까지 성공한 독일 녹색당과 해적당을 떠올리게 하는 흥미있는 스토리”라고 말했다. 해적당은 저작권법을 반대하며 정보의 민주적 유통을 모토로 한 당이다.

 마파엘 대사는 “우리는 어떤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통일을 위한 정보를 최대한 제공할 의향이 있다”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보낸 친서는, 개인적 지지가 아니라 기민당 당수 신분으로 보낸 축하인사”라고 강조했다.

 아들만 다섯을 둔 마파엘 대사는 “한국은 유로존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나라들의 구조개혁 모델이며 안전하고 부지런한 나라라 아이들도 모두 내 부임을 축하했다”며 “임기 동안 중견국 한국이 미·중(G2) 사이의 균형자 역할을 하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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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