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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스치던 통로, 번듯한 미술로 끌어올린 이 남자

2012 광주비엔날레 주전시장 입구에 앉아 있는 독일미술가 토비아스 레베르거(46). 그가 만든 이 현란한 공간은 전세계 대안 미술공간에서 생산된 작품을 판매하는 아트숍이다. ‘디자인의 문법을 미술에 가져왔다’고 평가받는 그는 “다른 예술에 사용된 전략을 미술에 적용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사진 최명진]




광주비엔날레 주전시장 설치
독일 작가 토비아스 레베르거

전세계에서 온 작품이 저마다 위용을 뽐내고 있는 광주비엔날레 주전시장. 이곳 들머리에는 목욕탕 타일 같은 줄무늬 아트숍이 있다.



벽과 바닥의 구별이 없는 듯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 이곳은 독일 출신 토비아스 레베르거(46)의 설치 ‘신세졌습니다. 저에게 아무 것도 안 주셔도 됩니다’. 광주비엔날레에서 최근 만난 그는 “어떤 공간이 조각이 되거나, 가게가 예술품이 되는 등 어떤 게 또 다른 무엇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곳은 원래 행사장 입구에서 전시장·세미나실 등으로 향하는 통로에 불과했다. 이번에 그의 손길을 거쳐 전세계 16개 대안 미술공간에서 생산하는 작품을 판매하는 아트숍으로 변신했다.



서랍을 열면 판화가 차곡차곡 놓여 있고, 투명 유리박스 장에는 배송하느라 함께 온 두툼한 포장재가 그대로 쌓여 있다.



 이런 공간설치는 레베르거의 장기다. 광주비엔날레 김선정 공동감독은 “레베르거는 1990년대 초부터 회화·조각·퍼포먼스·디자인·건축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현대미술과 다른 분야와의 경계를 과감히 무너뜨려왔다. 이를 통해 작품이 놓이는 시공간의 ‘상황특정적’ 성격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 이달 초개관한 블랙박스 라운지.
 레베르거는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에서 카페 설치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 이처럼 정신 없는 격자무늬 공간 설치를 해 왔다.



이달 초 설치한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의 블랙박스 라운지도 그 예다. 이곳은 광주와는 달리 총천연색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영국 전함의 위장 무늬인 ‘대즐 페인팅(Dazzle Painting)’으로 공간을 포위했다. 레베르거의 ‘작품’은 미술이 건축·디자인 등 인접 장르와 더 이상 울타리를 치지 않는 요즘의 추세를 웅변하고 있다.



 -왜 이런 공간을 구상했나.



 “보는 것만이 예술은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효과, 예컨대 좀 어지러운 물리적 효과를 주고 싶었다. 예술을 위한 공간이기보다 주변과 충돌하게 만들고자 했다.”



 -당신은 예술가인가, 카페 디자이너인가.



 “예술가겠지. 내 작품은 카페도, 이 탁자 위에 놓인 담뱃갑 같은 실용적 물건도 아니다. 내 궁극의 목적은 예술에 대해 묻는 것. 예술이란, 예술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거다.”



 -미술은 어디까지 확장될까.



 “미술·디자인·건축이 서로 합쳐진다기보다 어떻게 다른가, 왜 이렇게 다른가를 생각해야 한다. 차이가 세상을 이해하게 만든다.”



 레베르거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교수로 12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5년 과정에 정원 150명 정도의 소규모다. 그는 “직접적·개별적 교육이 가능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그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가르침은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 봐라”다. 슈테델슐레의 서울 캠퍼스도 준비 중이다.



 “한국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것도 분교 설립을 검토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서울이라면 일본·중국·동남아 학생들도 올 수 있겠죠. 교육방식이 한국의 미대에서 하는 것과 매우 다를 겁니다.”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Stadelschule)



5년 과정에 정원 150명의 소규모 미술대학, 올해는 신입생을 8명만 뽑았다. 외국 학생 비율은 70%. 베니스 비엔날레 사상 최연소 총감독(2009)을 역임한 다니엘 비른바움(49)이 10년간 교수를 지냈다. 한국에서는 개념미술가 양혜규(41)가 수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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