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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분야 7.9% 늘려 49조1000억 … 성폭력 관련 4000억…학교폭력 예방 3000억

“예산은 정책을 돈으로 환산한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 에런 윌다브스키의 말이다. 내년 예산 342조5000억원의 키워드는 저성장 대응이다. 당장 경기가 풀이 죽지 않도록 돈을 풀어 자극을 주되, 미래 위기에 대비해 재정은 튼실하게 해야 하는 상반된 목표 속에서 해법 찾기에 골몰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래서 나온 답이 내수 활성화, 일자리 확대다. 이게 돼야 복지 수요도 감당할 수 있다. 내년 예산에 드리운 저성장의 그늘은 꽤 짙어 보인다. 하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 나선 어느 후보도 성장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어느 해보다 지렛대가 많다. 쌀독은 지키면서 배는 불려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방안이다. 지렛대 예산의 목표는 경제를 살리는 데 맞춰졌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당면한 과제는 경제 활력을 되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정부는 이자만 대고, 민간이 대신 돈을 빌려주는 이차(利差) 보전 방식을 활용했다. 금융사가 주택마련 대출이나 중소기업 대출의 일부를 싼 이자로 빌려주면 정부가 금융사의 이자 손해분(시중금리-정책금리)을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금융사가 빌려 줄 돈은 6조7000억원, 정부가 대줄 이자는 1160억원이다. 58배의 효과를 내는 셈이다. 그래서 내년 정부 지출은 명목상으로는 올해보다 5.3% 늘지만, 이런 방식을 감안하면 7.3% 늘어난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 금융 규모는 올해 3조6088억원에서 내년 3조5481억원으로 607억원(1.7%)이 줄었다. 그러나 정부 돈을 종잣돈으로 지렛대 효과를 일으키는 신용보증·보험 효과를 합치면 지원 규모는 78조원으로 올해보다 8조5000억원이 늘어난다. 내수를 살리려면 쓸 돈이 생겨야 하고, 쓸 돈이 늘어나려면 기업 활동이 왕성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예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교육(7.9%)이다. 교육 예산은 49조1000억원으로 책정됐다. 국가 장학금 규모를 1조7500억원에서 2조2500억원으로 늘린다. 저소득층 학생에겐 ‘반값 등록금’이 실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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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 증가 금액이 가장 큰 분야는 역시 복지다. 내년 복지 예산은 97조1000억원이다. 무상보육 축소로 증가율은 올해 대비 4.8%로 전체 지출 증가율(5.3%)을 밑돈다. 그러나 금액은 4조5000억원이 늘었다. 그만큼 복지 예산의 덩치가 커졌다는 뜻이다.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에 뇌수막염이 추가되고, 국·공립 어린이집은 지금보다 43곳이 늘어난다. 다문화가정 지원(9.4%)은 전체 복지 예산 증가를 훌쩍 웃돌아 앞으로 이 분야의 복지 수요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서민 주거용 전세자금은 6조2000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증액했다. 병사 봉급은 15% 올라 일병 이상은 월 10만원 이상을 받게 된다.



 복지 수요는 이렇게 늘고, 이를 뒷받침할 경제 성장은 주춤거린다. 이 복잡한 함수를 풀 해법을 정부는 올해도 일자리에서 찾았다. 일자리 예산은 10조7661억원이다. 올해보다 8.6% 증가했다.



이 돈 중 일부를 써서 정부가 직접 만들겠다고 약속한 일자리는 58만9000개다. 청년 일자리는 물론이고 은퇴가 본격화된 베이비붐 세대의 재취업 지원 등이 추가됐다. 임금 피크제, 출산·육아 후 계속 고용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65세 이상 고령층과 영세 자영업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한다. 노인·여성 인력을 적극적으로 노동 시장으로 유입시키겠다는 의미다. 미래 성장 산업을 키우기 위해 녹색 성장 관련 투자는 21조3000억원이 배정됐다.



 최근의 사회 분위기도 내년 예산에 반영됐다. 성폭력 관련 예산은 올해 2631억원에서 4055억원으로 확대된다. 학교폭력 관련 예산도 1849억원에서 2957억원으로 60% 증액했다. 사각지대에 폐쇄회로TV(CCTV)를 늘리고, 피해자에 대한 치료·상담 시설을 늘리는 데 쓰인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인기로 중요성이 부각된 문화·예술 예산은 1조9473억원이 책정됐다. 89조원인 문화 콘텐트 산업의 시장 규모를 내년 10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성장 지원형 예산의 입지는 앞으로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복지 등 정부가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할 예산은 올해 151조9000억원이었으나 2016년에는 201조원으로 늘어난다. 재정 지출의 절반 이상(51.6%)이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돈이 되는 셈이다. 경제 활력과 성장을 통해 돈 나올 곳을 늘리는 게 더 중요해진 이유다.



 정부 예산안에 대해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은 “유럽 경제위기의 장기화에 대응하는 노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의 예산 태스크포스팀장인 장병완 의원은 “안 팔리는 기업·산업은행 등 공기업 주식을 세수에 포함시킨 위장 예산이며 복지 예산 증가율이 총 지출 증가에 못 미치는 복지 포기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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