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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임신부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그 맥주가

지난 20일 서울 홍대앞 맥주 바 ‘리퀴드’.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맥주 한 병씩을 앞에 두고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는 20~30대 젊은이들로 시끌벅적하다. 회사원 김은미(31·여)씨가 독일산 무알콜 맥주 한 병을 들고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김씨는 “알코올 도수가 제로인 무알코올 맥주”라며 “호프 향은 즐기고 싶지만 취하기는 싫어 이걸 마신다”고 말했다. 그는 “거품과 호프 향이 일반 맥주와 똑같고, 병모양까지 비슷해 맥주를 마시는 기분이 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원한 이곳 주인 김모(45)씨는 “수입맥주 인기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무알코올 맥주 인기도 올라가고 있다”며 “특히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J report] 술이냐 음료냐 ‘베코올’ 넌 누구냐
술 같은 음료, 음료 같은 술 …베코올이 뜬다

 24일 서울 용산 이마트. 주부 박민영(34)씨가 맥주코너에서 독일의 무알코올 맥주 클라우스탈러 6 병 들이 1박스를 카트에 실었다. 박씨는 “임신 초기라서 술을 마시면 안돼 무알코올 맥주를 샀다”며 “독일에서 유학할 때도 가금 이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곤 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무알코올 맥주는 한 개 브랜드 제품만 팔았다. 하지만 무알코올 맥주를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최근엔 7개로 종류를 늘렸다. 이마트 임주환 주류 매니저는 “알코올이 없는 맥주는 매달 전달 대비 50% 이상씩 판맥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술 같은 음료, 음료같은 술이 인기다. 술은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음료에는 술의 풍미를 넣은 제품이 많이 팔리면서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는 것. 술도 아니고, 음료도 아니라는 뜻에서 ‘제 3의 음료’라고 불린다. 술과 음료의 특성을 각각 살린 크로스오버 제품으로 음료를 뜻하는 ‘비버리지(Beverage)’와 ‘알코올’을 합쳐 ‘베코올’이라 칭하기도 한다. 이마트에서 올 1월 3만4000 병이 팔렸던 무알코얼 맥주는 6개월만인 지난 7월에 그 세 배가 넘는 12만 병이 나갔다.



 베코올이 인기를 끌자 술 업체들과 음료회사, 커피 전문점과 외식업체까지 새 메뉴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오비맥주가 내놓은 ‘카스 레몬’은 기존 맥주 카스의 도수를 3.9도로 낮추고 레몬향과 맛을 가미했다. 배상면주가는 약주인 산사춘의 알코올 도수를 절반인 7도로 낮춘 뒤 탄산맛의 스파클링을 더한 ‘산사춘S’를 선보였다.음료업체인 웅진식품은 홍대앞 노점에서 지퍼백 용기에 담아 파는 ‘봉지 칵테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무알코올 칵테일 ‘봉다리’를 내놨다. 외식 프랜차이즈 피쉬 & 그릴은 진토닉 맛과 향을 가미한 ‘아사이베리 토닉’, ‘복분자&딸기 토닉’ 등을 개발했다.



 베코올 중 무알코올 맥주는 처음 술을 마시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을 겨냥해 나온 것이다. 알코올만 섞지 않을뿐 일반 맥주와 똑같은 제조공정을 거친다. 그래서 호프향이나 맛은 물론 거품, 톡쏘는 탄산의 느낌 등이 맥주와 거의 같다. 국내에서 베코올은 지난해 하반기 서울 청담동, 홍대앞, 이태원 등지에서 팔리기 시작했다. 임주환 매니저는 “처음엔 몇몇 젊은이들이 즐겼는데 올들어서 일반 소비자들도 많이 찾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 맥주업계 관계자는 “외국생활이나 해외 여행을 경험한 젊은이들이 무알코올 맥주를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요즘엔 젊은이들 사이에 파티문화가 유행하면서 손에 무알코올 맥주 한 병을 든 채 취하지 않고 오래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술을 잘 즐기지 않는 여성 역시 베코올의 주요 수요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카페베네나 외식업체가 모히또나 진토닉 등을 이용해 술의 향과 맛은 나되 알코올은 없는 칵테일 메뉴를 잇따라 내놓는 이유다. 무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에 비해 칼로리가 40% 가량 적어 체중 조절에 신경을 쓰는 여성들이 많이 택한다는 해석도 있다.



 최근 독한 술을 꺼리는 식의 음주 문화 변화도 무알코올 맥주나 음료 시장을 키우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술 마시고 취해도 다소 관대한 문화가 있었다”며 “하지만 요즘엔 술 취한 것을 누가 곱게 보느냐”고 말했다. 직장인 박용석(44)씨는 “회식 자리 등에서는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도 친구들끼리 만나면 독한 술은 피하는 분위기”라며 “요즘은 스크린골프장 같은 데서 무알코올 맥주 마시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독한 술을 피하는 분위기는 위스키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올 상반기 위스키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0.1%가 감소했다. 하지만 데킬라나 보드카, 싱글 몰트 같은 이른바 백주(白酒)는 같은 기간 21% 신장했다. 오렌지주스나 탄산이 가미된 물 ‘페리에’ 등과 섞어 칵테일로 즐기는 술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 유호성 이사는 “요즘엔 위스키도 스트레이트로 그냥 마시기보다 탄산수와 타서 마시는 경우가 많다”며 “판매도 예전엔 유흥주점 등이 절대적이었지만 요즘은 바나 일반 맥주집 등에서 잘 나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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