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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쓰면 손해’ 풍조에 부담 눈덩이 국회발 포퓰리즘 급제동 나선 정부

24일 오전 9시 직장맘인 문순정(43)씨가 서울 강남구의 집 근처 어린이집으로 딸을 데려가고 있다. 문씨는 지금은 보육료를 내지 않지만 내년에는 매월 10만원씩을 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인섭 기자]
정부의 보육개편안은 ‘국회발(發) 무상보육’을 되돌리려는 것이다. 이대로 뒀다가는 보육현장의 혼란과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지난해 12월 말 국회가 결정한 0~2세 무상보육은 복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의 폐해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국회가 마련한 예산(7467억원)보다 5618억원이 더 들어갔다. ‘어린이집에 안 보내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7만 명이 어린이집으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맞벌이 부부가 애를 맡기는 데 애를 먹기도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6639억원의 추가 부담이 생기자 거세게 반발했다.



1년 만에 U턴 하는 무상보육 정책

 정부가 “혼선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제동을 걸었다.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혼선이 생기게 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소득 상위 30% 가정에 월 10만~20만원의 보육료를 물리는 것이다.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무상 이용시간을 반나절로 줄임으로써 맞벌이 부부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또 소득 하위 70% 가정에 월 10만~20만원의 양육보조금을 먼저 지급하고 학부모가 집에서 키울지, 어린이집에 보낼지를 선택하게 했고 보육교사 처우개선비를 5만원 인상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한국보육진흥원 박숙자 원장은 “무상보육은 매우 잘못된 정책이었는데 이제라도 방향을 잘 잡은 것 같다”며 “0~2세는 필요한 경우만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인경 부연구위원은 “0~2세는 가구 소득에 따라 지원액을 차등화하고 여성의 근로 여부에 따라 보육료 지원 시간을 전일제와 반일제로 나눈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소득 하위 70% 가정에서 키우는 3~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의 양육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 김인경 부연구위원은 “어린이집이 별로 없는 도서·벽지 등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3~5세는 어린이집에 보내도록 유도하기 위해 양육보조금을 안 주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의 반응은 엇갈린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휘둘려 보편적 복지로 향하던 분위기에서 정부가 선별적 복지로 선회를 시도한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보편적 보육 기회를 축소하고, 오히려 보육 책임을 가정에 전가하는 시대착오적인 안”이라며 “즉시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구립 우리어린이집에서 만난 쌍둥이(2) 엄마 박보연(39·서울 삼성동)씨는 “또 바뀌어요? 대선도 있는데”라며 의아해했다. 직장맘 문순정(43·서울 삼성동)씨는 “올해 어린이집에 둘째 딸을 맡기고 일을 시작했는데 정책이 바뀐다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책이 시행되려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대선이 목전에 온 상황에서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나란히 무상보육을 공약했다. 24일에도 이구동성으로 내년도 예산을 심의할 때 무상보육으로 되돌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진영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참 답답하다”고까지 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가 더하고 빼기를 해서 최종 결정하기 때문에 정부 안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돈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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