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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탄 사격게임에 비보이 공연까지

14일 청계광장서 열린 향군청년단 출범식에서 청년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조용철 기자
14일 오후 6시. 서울시내 세종로를 걷던 대학생 김호균(27)씨는 청계광장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대한민국 재향군인회가 주최한 향군 청년단 출범식이 열리고 있었다. 김씨는 발길을 돌려 출범식에 참여했다. BB탄(ball bullet, 서바이벌 게임 등에서 쓰이는 5~6㎜의 콩알만 한 플라스틱 총알) 사격게임 때문이다. 총을 잡은 김씨는 왕년 군대 실력을 발휘했다. 건빵과 콜라를 상품으로 받았다. 이날 행사는 BB탄 사격게임 외에도 비보이 공연, 이화여대 응원단 출연 등 젊은 층이 좋아하는 행사들이 가득했다. ‘무찌르자 공산당, 분쇄하자 적화야욕’을 절박하게 외치던 향군의 모습이 아니다.

1030 맞춰 펀펀(fun fun)해지는 외교안보

군대를 제대한 중·노년층이 주 회원인 향군은 지난 6월 청년국을 신설해 청년 회원을 모았다. 현재 재향군인회 정회원 129만 명 중 35세 미만은 7만여 명이다. 재향군인회는 청년국 신설을 통해 청년 회원을 더욱 크게 늘릴 계획이다. 단체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ROTC 중위 출신 30대 신동권(37)씨를 청년부회장에 임명했다. 신 부회장은 “천안함이 두 동강 났고 연평도엔 검은 연기가 뒤덮였다. 옆 나라 일본은 호시탐탐 독도에 대한 침탈 야욕을 보이면서 젊은 세대들이 안보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젠 안보가 과거의 구호 문화에서 좀 더 자유롭고 즐기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 사이에서 안보 단체가 모두 ‘구닥다리’란 이미지를 벗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0~30대 젊은 층의 외교안보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 경기도 부천 9공수 특전여단에서 성신여대 주최로 열린 특전사 병영체험은 경쟁률 6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지난 6월엔 군에 관심 있던 제주대 여대생 50여 명이 해병 93대대에서 자발적으로 해병대 병영체험을 했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거창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싶다든가,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는 등의 안보 외적 목적도 많았다. 각종 포털 사이트로 검색 가능한 청소년 외교안보 단체 27개 중 2011년 이후 개설된 사이트가 21개다. 2009년 외교안보에 관심 있던 몇몇 학생이 모여 만든 전국청소년정치외교연합(YUPAD)엔 지난해 신규 가입한 고등학교만 20개교다. 대학생정치외교탐구연합(AIDI)은 올해 조직됐다.

이들 젊은 층에게 외교안보는 펀(Fun)하고, 가벼운 대상이다. AIDI는 이색행사기획국을 따로 만들어 다양한 행사를 해나갈 계획이다. 7월엔 인사동에 천막을 치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막걸리 시음회를 열었다. 지나가던 외국인과 막걸리를 주고받으며 자연스레 친밀감을 형성한다. AIDI 김민기(20) 부회장은 “이런 게 바로 대학생들만이 할 수 있는 ‘20대 스타일’ 공공외교”라고 자랑했다. 2009년 결성된 고등학생국제외교연합(HAFIA)은 매년 포틀락(potluck) 파티 ‘수다회’를 연다. 그해 이슈가 된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 간식을 나눠 먹으며 ‘수다’ 떨듯이 이야기하는 자리다. 지난달 수다회의 인기 주제는 독도였다. HAFIA 회장인 윤선우(17)양은 “진짜 말 그대로 ‘수다’를 떤다. 비슷한 또래끼리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학업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말했다.

안보 관련 공모전은 이념색이 짙었던 과거 통일 운동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지난 4월 평화통일단체인 한국 GPF재단이 주관한 ‘통일프로젝트 공모전’엔 전국 76개 대학 217개 팀, 1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공모전 출품작은 통일에 대한 시각을 감성적으로 풀어낸 UCC에서부터 ‘통일나무를 심자’는 취지인 소나무 무료 분양 캠페인까지 다양했다.

외교통상부나 국방부, 통일부는 대학생 서포터즈·기자단 등을 통해 청년들의 외교안보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7월 24일 외교부 전체 차원의 대학생 서포터즈 ‘Friends of MOFAT’를 처음 발족했다. 지원 경쟁률이 34대 1에 달한다. 이들의 1차 미션은 외교부 관련 UCC를 만드는 일이다. 27일엔 대학생들과 전직 외교대사들이 모여 정책토크쇼도 열 계획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부의 이미지를 좀 더 친근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는 즉각적이고 감성적이며 재미를 추구하는 세대”라며 “외교안보 당국이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뒤처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유경(39) 재향군인회 청년국장은 “자칫 가벼운 것처럼 보여도 융통성 있고 고정화된 관념이 없다는 게 1030 세대들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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