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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받는 대학·연구소, 쓴약으로 삼아야

“양질의 연구가 곧 국가경쟁력인 시대입니다. 각국 정부가 대학, 연구소에 예산을 지원하는 이유죠. 한정된 예산을 어느 분야, 어느 대학에 집중할 지를 결정하기 위해선 정밀한 평가가 필수적입니다.”

 세계 최대의 정보서비스 업체이자 3대 통신사인 톰슨로이터의 연구평가(Research Evaluation) 책임자 조나던 애덤스(59·사진) 박사의 말이다. 지난주 서울 광화문의 톰슨로이터 한국지사에서 만난 그는 “연구 분야에서 한국 대학들이 일군 발전에 감명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각국의 대학을 방문 중이다.

 영국 리버풀대 생물학 박사 출신인 그는 EU·호주·뉴질랜드·스웨덴·태국 정부에 정책자문을 하는 연구평가의 권위자다.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의 ‘세계대학평가’는 애덤스 박사가 제공한 평가모델을 따랐다.

 지난해 한국의 국제학술지 게재 논문은 4만여 건. 영국의 절반 수준이다. 인구 12억의 인도와 비슷한 규모다. 30년 전엔 영국의 1% 수준이었다. 그는 “최근 세계 유수의 학술지에 실리는 한국 논문을 인용하는 다른 나라 학자도 늘었다”며 “한국의 연구가 양적 성장에 이어 질적 발전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미국 등 선진국은 80년대 일찌감치 연구평가의 필요성에 눈떴다고 한다. 대학과 연구 인력을 크게 늘린 각국 정부가 70년대 말 경제 위기를 맞아 관련 예산을 삭감해야 했기 때문이다. 예산의 고른 분배가 아닌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당시 그는 ‘투자 대비 효과’ 척도로 ‘SCI(과학기술논문색인)’에 주목했다. 방대한 학술지·논문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국가·대학을 비교 분석하는 지표를 개발했다. 영국은 이런 체계적인 평가를 도입한 뒤 연구·개발의 침체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학생이 시험을 싫어하듯 대학, 연구자도 처음엔 평가에 저항하기 마련입니다.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로 이들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반대로 피평가자들은 발전을 위한 쓴약으로 받아들여야 하고요.”

글=천인성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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