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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일본 마쓰다 차 포항서 분해하는 까닭은

경북 포항 영일만항 컨테이너 야적장에 일본 마쓰다의 CX-5 자동차가 분해·포장작업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포항=프리랜서 공정식]


18일 오후 경북 포항의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 질서정연하게 주차된 일본산 자동차 237대가 야적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12일 입항한 4륜구동형 마쓰다 CX-5 승용차다. 그런데 아직 도로를 달려보지도 못한 새 차들은 19일부터 인근 공장으로 옮겨져 분해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멀쩡한 차가 팔리기도 전에 뜯기는 건 무슨 까닭일까.

완성차 관세 40%, 분해 땐 거의 0%

러시아는 조립하며 기술이전 받아

수송 유리하고 경험 있는 포항 낙점



 일본 히로시마를 출발한 마쓰다 자동차의 최종 목적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다. 중간 기항지인 영일만항의 녹다운(Knock Down)센터에서 해체된 뒤 부품 상태로 러시아로 간다. 조립 전 상태인 부품 2만여 개로 완전 분해되지는 않고 30여 조각으로 나눠진다. 다시 조립해도 자동차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분해다. 차체는 의자가 붙은 채로 분리되기 때문에 다시 용접할 필요가 없다.



 이런 방식을 자동차 업계에선 녹다운 수출이라 부른다. 영일만을 떠난 자동차 부품이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착한 뒤엔 분해된 30조각을 재조립해 완성차를 만든다. 외국산 자동차가 국내 항구에서 분해된 뒤 다시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멀쩡한 새 차를 뜯고 다시 끼워 맞추는 이유는 관세 때문이다. 마쓰다 수출입을 대행하는 솔레스코리아 김정윤(55) 대표이사는 “러시아는 완성차에는 30∼40% 관세를 부과하지만 분해 수출하면 관세율은 거의 0%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이 방식으로 자동차 수입을 자유화한 셈이다. 또 설계도를 놓고 부품을 조립하면서 자동차 기술을 이전 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재조립 공장에서 일자리도 창출된다.



 일본은 일본대로 새 판로를 개척한다는 이익이 있다. 일본 업체는 품질 저하를 우려해 그동안 녹다운 방식의 수출을 꺼려 왔다. 하지만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해외공장 건설을 검토해 온 마쓰다는 러시아의 녹다운 방식에서 새로운 출구를 찾았다. 러시아는 최근 들어 세계 7위의 자동차 소비국으로 떠올랐다. 한국은 영일만항에서의 컨테이너 하역비를 챙기고, 녹다운 작업의 수수료를 벌 수 있다. 한·일·러 3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윈-윈-윈(win-win-win) 거래인 셈이다.



 이 거래를 성사시키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마쓰다는 지난 7월 시범적으로 완성차 6대를 먼저 포항으로 보내 분해과정을 지켜본 뒤에야 녹다운 수출을 최종 승인했다. 분해센터를 운영하는 대우로지스틱스는 2009년부터 국산 쌍용자동차를 분해 수출해 오고 있어 노하우가 있다. 또한 일본보다 작업 인건비가 저렴하고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최단거리 경유지란 점도 마쓰다가 영일만을 선택한 이유가 됐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마쓰다를 유치하는 데 2년이 걸렸다”며 “앞으로는 일본의 자동차 부품 업체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일만의 녹다운센터에선 현재 6개 분해 라인에 100여 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대우로지스틱스 이광렬(57) 본부장은 “러시아 물량이 늘어 라인을 3개 증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녹다운(KD·Knock Down)



제품의 분해 수출을 통해 관세를 낮춰 최종 구매가를 떨어뜨리는 무역 방식이다. 관세율은 완성품, 중간품, 부품 순으로 낮아진다. 분해는 정도에 따라 CKD(완전분해)·SKD(중간분해)·DKD(큰 분해)로 구분된다. 영일만의 자동차 수출은 DKD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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